요즘 경영의 최대 화두는 ‘혁신’이다. 현실에 안주하여 변하지 않거나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대다수 글로벌 기업들이 혁신을 강도 높게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이다. 혁신의 본질은 새로운 방식으로 고부가가치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데에 있다. 이러한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상품이나 경쟁사의 상품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창의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조직 전체적으로 창의성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우선 조직을 구성하는 구성원들이 일에 대한 전문성은 물론 창의적 기질을 보유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수행하는 일과 일하는 방식도 창의성 발현에 중요한 요소이다. 즉 단순/반복적인 일이나 저부가가치 일에 집중하기보다는 머리를 쓰며 지혜를 내는 창의적 업무를 더 많이 해야 한다. 한편 제도/시스템 면에서 구성원들의 창의적 사고와 새로운 과제에 대한 과감한 도전을 촉진하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리더의 말과 행동, 즉 리더십이 구성원의 창의성 발현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발휘되어야 한다. 본 고에서는 상기의 네 가지 관점에서 구성원의 창의성 발현을 위한 주요 비결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 목 차 > 
 
Ⅰ.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Ⅱ. 창의성 발현의 10가지 비결
Ⅲ. 창의성을 키우는 문화가 시급하다
 
 
 
Ⅰ.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요즘 경영의 최대 화두는 ‘혁신’이다. 현실에 안주하여 변하지 않거나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대다수 글로벌 기업들이 혁신을 강도 높게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이다. 포드(Ford)의 CEO, 윌리엄 클레이 포드(William Clay Ford)는 “혁신은 기업의 미래를 가리키는 나침반과도 같다. 이제 포드의 핵심 전략은 혁신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CEO,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 역시 “고객을 만족시키고 경쟁사를 이기는 유일한 해법은 혁신 밖에 없다”며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영학자인 테오도르 레빗(Theodore Levitt) 교수는 혁신이란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새로운 방식으로 고부가가치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혁신의 본질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이러한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창의성(Creativity)이다. 창의성이란 ‘새롭고 유용한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능력 또는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기존의 상품이나 경쟁사의 상품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창의성이 없으면 혁신은 성공할 수 없다. 창의성 분야의 대가인 테레사 애머빌(Teresa Amabile) 교수 역시 “모든 혁신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창의성에서 시작된다”며, 혁신의 출발점이 창의성임을 강조한 바 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은 지적 능력(IQ)이 높은 사람이 창의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창의성 관련 연구들에 의하면 지적 능력과 창의성은 특별한 상관관계가 없다고 한다. 예컨대 창의성이 뛰어난 사람의 지적 능력은 125~130 정도로 일반적인 사람들의 지적 능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이는 창의성이 지적 능력 등 천부적으로 타고난 요인보다는 평소의 생각하는 방식이나 일하는 환경 등 후천적 요인에 의해 더 많이 영향을 받음을 시사하고 있다.  
 
개인이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할까? 크게 3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자신의 전공 분야나 관심 영역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나 스킬이 있어야 한다. 전문성이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창의성은 아니다. 현실에 맞지 않는 아이디어만 나오거나 무모한 도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에 유용한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창의적 사고 스타일이다. 전문적 지식과 스킬이 있더라도 평소의 생각하는 방식이 창의적이지 못하면 가치 있는 아이디어가 나오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과거의 전통이나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법을 찾는 사고 방식이 필요하다. 셋째 동기(Motive)이다. ‘말을 물가로 끌고 갈수는 있어도 먹일 수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창의적 기질이 있는 사람이더라도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유인책이 없다면 창의성은 발현되기 어렵다. 조직 차원에서 구성원의 창의성을 유인하는 제도와 여건 조성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Ⅱ. 창의성 발현의 10가지 비결 
 
 
그렇다면 조직 차원에서 창의성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어떤 요건이 필요할까? 창의적인 조직의 요건도 앞서의 개인의 창의성 발현 요건과 같은 맥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사람 측면에서 조직을 구성하는 구성원들이 일에 대한 전문성은 물론 창의적 기질을 보유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수행하는 일과 일하는 방식도 중요한 요소이다. 즉 구성원들이 단순 반복적인 일이나 저부가가치 일에 집중하기보다는 머리를 쓰며 지혜를 내는 창의적 업무를 더 많이 해야 한다. 또한 일하는 방식 면에서도 조직이 부여하는 일만 수동적으로 수행하기보다는 다양한 사고와 도전적 시도가 가능해야 한다. 한편 구성원들의 창의적 사고와 행동을 촉진하는 제도나 풍토도 조성되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리더의 말과 행동, 즉 리더십이 구성원의 창의성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발휘되어야 한다. 이하에서는 상기 네 가지 관점에서 구성원의 창의성 발현을 위한 주요 비결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한다(<그림 1> 참조).  
 
1. 이력보다는 기질을 먼저 살펴라. 
 
조직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는 구성원 개개인이다. 따라서 창의적 조직을 위해서는 우선 창의적 기질이 있는 인재를 선별하여 채용해야 한다. 채용 시에 창의적 기질 보유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출신 대학, 학위, 전공 등 이력서에 기재된 이력 사항을 살펴보는 것도 분명 중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외적으로 드러난 화려한 이력 사항에만 현혹되어서는 곤란하다. 우수한 학점의 명문대 출신의 입사 지원자가 반드시 창의적인 인재는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남과 다른 사고 스타일,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 도전 정신 등 외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적 기질이나 특성이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 혁신으로 유명한 기업들이 이력보다는 창의성과 관련된 기질과 품성 측면을 더욱 강조하고 채용 시에 꼼꼼히 살피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적 제약회사 제넨텍(Genentech)의 아서 레빈슨 (Arthur D. Levinson) 회장은 “창의적 기업을 원한다면 우선 창의적 기질을 가진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혁신으로 유명한 3M은 창의적 인재 선발을 위해 ‘3M 혁신가(Innovator)’라는 프로파일을 만들었다. 이는 3M에서 혁신적 제품을 가장 많이 만든 25명을 심층 인터뷰하여, 창의적 인재의 주요 특성(기질)을 정리한 것이다. 예컨대 호기심, 배움에 대한 갈증, 실험에 대한 욕구, 열정과 집착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그림 2> 참조). 이러한 창의적 인재의 특성은 신입사원 선발 과정에서 입사후보자의 창의성이나 혁신 성향 등 판단하는 주요 잣대로 활용되고 있다.  
 
이데오(IDEO)는 미국 실리콘벨리에 있는 디자인 회사로서 장난감, 의료 기계, 쇼핑 카트, 사무 가구,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을 혁신적으로 디자인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동사는 혁신적 제품 디자인 설계의 성공은 창의적 인재의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창의적 인재 확보를 위해 동사는 전공을 초월한 채용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예컨대 동사의 채용 전략 중 하나는 ‘기본적으로 전공에 대한 탁월한 지식과 기술은 겸비하되, 전공 외의 다방면에 관심과 지식을 갖고 있는 박식가(博識家)를 채용’하는 것이다. 예술가이자 MBA 학위 보유자, 해군 사관학교 졸업생이자 역사학 전공자, 건축학 석사이자 가구 디자인이나 골동 자동차에 관심 있는 자 등이 이데오가 찾는 창의적 인재의 유형이다. 더하여 동사는 입사 지원자의 창의적 기질 검증을 위해 선배사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인터뷰를 수 차례 실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데오는 조직에 순응하는 평범한 성격보다는 자신만의 분명한 생각과 주장을 가지고 있고 이를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을 중점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2. 다양성을 꾀하라. 
 
인력 구성의 다양성을 도모하는 것도 조직의 창의성을 북돋는 중요한 방법이다. 인종, 국적, 문화, 학벌, 전공 등이 서로 다른 사람들은 사물을 보는 관점이나 사고 방식 면에서 차이가 있다. 관점과 사고 방식의 차이는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촉발시켜 과거의 관습이나 패턴에서 벗어난 새로운 경영 방식이나 경쟁사와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 하버드 경영 대학원의 마이클 웨스트(Michael West) 교수는 “지식, 기술 등이 서로 다른 사람들로 구성된 팀은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되어 창의적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연간  약 470억 달러(2006년 기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세계적 택배 회사 UPS의 경영 사상 중 하나는 ‘건설적 불만족(Constructive Dissatisfaction)’이다. 이는 비록 현재는 UPS 경영상에 특별한 문제가 없더라도 절대 만족하지 말고 더 나은 고객 서비스를 위해 끊임없이 문제 의식을 갖고 비판해야 한다는 창업자, 짐 캐시(Jim Casey)의 사상이다. 전직 CEO 마이크 에스큐(Mike Eskew)는 이러한 창업자의 사상을 경영의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였다. 그 중 하나가 경영진 멤버 구성에 있어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오랜 기간 실무를 경험하면서 조직 내부에서 승진한 사람 외에도 발명가, 공상가, 학자, 교수 등을 경영진 멤버에 포함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사의 경영 방식에 대한 다양하고 참신한 의견을 수렴함과 동시에 건설적 비판을 이끌어 내고 있다.  
 
한편 인력의 다양성을 높이고 새로운 아이디어의 유입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외부 인력의 적절한 영입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외부 인력의 영입은 외부의 신선한 시각과 지식을 흡수하여 구성원들이 당연히 여기는 고정 관념을 깨고 조직 변화에 자극을 주는 데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최근 IT 기업을 중심으로 내부 승진 문화가 점차 쇠퇴하고 외부 영입이 증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급변하는 기술 및 경쟁 환경 속에서 남보다 빠르고 본질적인 창조적 혁신을 위해서는 외부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이다. 예컨대 오랜 기간 내부 승진 정책에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외부 출신 인력을 영입하여 주요 경영층 포지션에 배치하고 있다. 2006년에는 검색 엔진 회사인 애스크닷컴(Ask.com)의 스티브 버코위츠(Steve Berkowitz)를 온라인 서비스 그룹의 부사장으로, 2007년에는 온라인 게임 업체인 일렉트로닉스아츠(Electronics Arts)의 존 샤퍼트(John Shappert)를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 사업부의 부사장으로 영입하였다. 한편 동사는 IT나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경험자를 영입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최근엔 엔터테인먼트, 소매업,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경험자도 과감히 영입하고 있다. 2008년 1월, CIO(Chief Information Officer)에 디즈니(Disney)와 GM 출신의 토니 스캇(Tony Scott)을 영입하기로 결정한 것이 그 예이다.  
 
3.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라. 
 
창의적 아이디어와 새로움에 대한 도전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에게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을 부여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지적 호기심을 느끼게 되면 천편일률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에서 현상을 바라보고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기존에는 하지 않았던 새로운 과제에 도전하는 행동도 적극적으로 발휘할 수 있다. 창의성 연구 분야의 대가인 테레사 애머빌(Teresa Amabile) 교수는 “보상 등 외적 요인은 창의성을 촉진하는 데에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반면 일 자체의 재미 등 내적 요인은 창의성을 촉진시킨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지적 호기심 충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구성원들이 관심 있어 하는 일, 그리고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 물론 조직의 일원으로서 무엇보다도 회사가 지시한 일을 차질 없이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평소 하던 일을 큰 실수 없이 완수하는 것 이상의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제약회사 제넨텍은 연구원들에게 회사 또는 자신의 연구 성과물을 학술지에 개제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개인적 연구를 금지하거나 업무상 보안을 이유로 학술지 기고를 허용하지 않는 여타 제약 회사와는 상반되는 제도이다. 사실 학술지 기고는 연구원들에게는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중요한 활동이다. 또한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는 수단이기도 하다. 제넨텍은 학술지 기고의 허용이 연구원들의 니즈를 충족시킴은 물론 창의적인 신약 개발을 더욱 촉진시킬 것이라고 생각했다. 연구원들의 관심 분야에 대한 연구 기회를 부여하는 동사의 이러한 조치는 실제로 신약 개발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2006년 실명 치료제인 루센티스(Lucentis)를 개발하여 3억 8천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것이 그 예이다.  
 
인터넷 검색 회사인 구글(Google) 역시 일을 통해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이끌어 내는 대표적 기업이다. 구글에는 ‘70/20/10’이라는 규정이 있다. 업무 시간 활용에 있어서 ‘70%는 회사가 부여한 핵심 업무에, 20%는 자신이 평소 관심을 두고 하고 싶어 하던 일에, 10%는 개인적으로 명상이나 아이디어 구상에 사용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즉 약 30%의 시간을 구성원들이 자신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러한 구글의 업무 부여 정책은 아이구글(igoogle), 구글뉴스(google news) 등 창의적인 신상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4. 대화가 살아 숨쉬는 회의를 하라. 
 
구성원이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내도록 하기 위해서는 평소 일하는 방식의 변화도 필요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회의나 미팅 방식의 변화다. 흔히 주위를 보면 발표 주제를 고민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듣기만 하는 회의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회의의 결과는 두 가지 중의 하나이다. 발표한 대로 결정하여 실행하거나 발표한 것을 기각하고 하지 않는 것이다. 즉 발표한 주제의 실행 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은 가능하지만 그 주제에 대한 다양하고 참신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모으는 회의는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의미다. 회의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다양한 사람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그에 대해 토론하는 과정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창의성을 북돋는 회의 비결은 이데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동사는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많이 제시할 수 있도록 회의 시에 반드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명확한 원칙을 설정하고 있다(<그림 3> 참조). 예를 들어 회의 시에 ‘비판과 비난은 금지한다’는 규정이 있다. 만일 회의 시에 상대방의 아이디어에 대한 비난의 말이 시작되면 벨을 울릴 수 있다. 참석자들이 상대방의 아이디어를 맹목적으로 비판하기보다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는 방향으로 회의를 진행하기 위함이다. 이 외에도 ‘명확한 주제를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 ‘한번에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만 회의를 한다’, ‘참석자들이 이야기하는 아이디어에 일일이 숫자를 매긴다’ 등을 회의의 주요 원칙으로 설정하고 있다.  
 
5. 아이디어의 소재, 고객 니즈에서 찾아라. 
 
창의적 아이디어는 사무실에 앉아서 머리를 싸매고 생각만 한다고 나오는 것은 아니다. 아이디어도 소재가 있어야 나올 수 있다. 그 소재는 바로 ‘고객’에게 있다. 애플(Apple), 도요타(Toyota) 등이 세계적인 혁신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비결도 지속적으로 고객을 접촉하고 그들의 니즈를 경청하며 상품의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점에 있다. 창의적 아이디어의 빈곤을 탓하기에 앞서, 구성원들에게 창의적 아이디어의 원천인 고객을 접촉할 기회를 풍부하게 제공하고 있는지를 먼저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식품 회사 제너럴 밀(General Mill)이 스푼 없이 짜 먹는 요구르트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도 고객을 면밀히 관찰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동사는 요구르트의 주 고객 중 하나인 어린이들을 관찰했다. 아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노는 것이었다. 예컨대 운동장에서 놀 때에도 뛰어 노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한 손에 음료수를 들고 마시면서 논다는 사실을 알았다. 동사는 뚜껑을 따고 스푼으로 떠먹는 기존의 요구르트 제품으로는 어린이들의 놀면서도 음료수를 마시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에 한 손에 쥐고 먹을 수 있는 요구르트라는 아이디어를 고안해 냈다. 이를 바탕으로 동사는 포장 기법을 혁신적으로 바꾸어 아이들이 스푼 없이 먹을 수 있는 튜브(Tube) 형식의 ‘고 거트(Go-Gurt)’라는 요구르트를 출시하였고 미국 시장에서 히트 상품이 되었다.  
 
이데오 역시 신상품 디자인 설계는 고객을 직접 만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고객이 이데오 제품의 디자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불만족하는 점은 무엇인지를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다. 예컨대 동사는 고급 기능을 장착한 인공 심박 조율기를 출시한 후, 의사들이 이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아주 소수의 심장 수술 의사만이 새롭게 개발한 고급 기능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에 동사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사용하기 쉽도록 단순한 기능만을 장착한 제품을 만들어 다시 출시하였다.
 
6. 지혜를 모으는 자리를 마련하라. 
 
조직 전체적으로 창의성이 풍부하게 발현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의견을 교환하고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며 지혜를 모으는 아이디어 공유의 장(場)이 필요하다. 구성원들간의 아이디어 공유는 조직 내부 곳곳에 숨어 있는 귀중한 아이디어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릴 뿐만 아니라 팀워크를 공고히 다지는 효과도 있다.  
 
3M의 혁신 비밀 중 하나는 여러 사람들이 공식 또는 비공식으로 모여서 대화하고 여기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드는 네트워킹이다. 예컨대 연구원들은 자체적으로 ‘기술 포럼(Technical Forum)’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매년 약 9천 7백 여명의 연구원들을 심포지엄에 초청하여 토론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각 연구소들은 웹(Web)에도 특정 주제에 대한 컨퍼런스를 개설하여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구하기도 한다. 연구원들은 이러한 다양한 네트워킹 조직에 참석하여 어떤 연구원이 무엇을 연구하고 있는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누구인지를 알게 되고, 서로의 연구에 대한 의견 교환을 통해 더 나은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있다.  
 
IBM 역시 2006년 ‘혁신 잼(Innovation Jam)’이라는 온라인 토론장을 만들어 여러 사람들간의 아이디어 교류를 활성화하고 있다. 이는 “혼자 연구실에서 밤을 새며 연구하는 시대는 지났다. 혁신은 혼자가 아니라 여러 사람과의 협동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CEO, 샘 팔미사노(Sam Palmisano)의 사상에서 비롯되었다.  
 
혁신 잼은 구성원뿐만 아니라 IBM의 고객 회사, 협력업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이다. 104개 국가에서 참여한 약 15만 여명이 무려 4만 6천여 개의 아이디어를 온라인 토론장에 제시했다. 팔미사노는 이 중에서 전자 의료 기록 시스템, 3D 인터넷, 실시간 번역 서비스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 10개를 채택하였고, 이의 상업화에 약 1억 달러를 투자했다.  
 
7. 멋진 실패에 상을 주어라. 
 
창의적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탈피하여 불확실하거나 위험이 있는 새로운 과제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위험이 존재하거나 실패할 가능성이 있으면 도전하지 않는 ‘위험 회피 풍토’는 기업의 혁신에 가장 큰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구성원들이 불확실하거나 위험이 있는 것에 대한 도전을 꺼려하는 이유가 반드시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실패로 인한 결과, 즉 인사상의 처벌이나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이 도전을 주저하게 만드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구성원들의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실패를 과감히 포용할 수 있는 풍토가 필요하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 중의 하나로 멋진 실패는 인정하고 상을 주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 물론 노력을 게을리 하거나 기본적인 것을 지키지 않아서 하게 되는 ‘부주의한 실패’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워야 한다. 그러나 더 나은 가치 창조를 위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하게 되는 ‘칭찬 받을 만한 실패’에 대해서는 오히려 상을 주는 과감한 인사 정책이 필요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세금 관련 솔루션 판매업체인 인튜이트(Intuit)가 그러한 예이다. 동사의 한 마케팅 팀은 2005년 젊은 세대를 겨냥하여 ‘락유어리펀드(RockYourRefund)’라는 신상품을 출시하였다. 여행 전문 사이트인 익스피디아(Expedia)나 소매점인 베스트 바이(Best Buy)에서 비자 카드로 결재한 젊은 사람에게 할인 혜택은 물론 세금의 일부를 환급해 주는 서비스 상품이었다. 마케팅 팀은 신상품 홍보를 위해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힙합의 창시자인 러셀 사이몬(Russell Simmons)을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이처럼 도전적으로 신상품을 기획하고 마케팅을 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젊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세금 환급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동사의 회장 스캇 쿡(Scott Cook)은 200여명의 마케팅 관련자들이 모인 공식 석상에서 “이번에 실패한 것은 실패가 아니다. 우리에게 진정한 실패는 실패로부터 배우지 않는 것뿐이다”라고 말하면서 신상품을 추진했던 마케팅 팀의 도전 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상을 주었다.  
 
8. 창의성 발현의 걸림돌을 제거하라. 
 
조직의 안정을 기하고 경영 사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면에서 일정 수준의 통제나 규정은 필요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과도한 통제와 규정은 오히려 창의성 발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시장, 산업 등 경쟁 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중앙 통제는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특히 사업과 조직 특성이 상이한 부서나 조직들로 구성된 기업일수록 천편일률적인 제도나 시스템은 창의적 경영의 장애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창의적 사고와 혁신적 도전 촉진에 걸림돌이 되는 제도나 규정은 제거해야 한다.   
 
2005년 복합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디즈니(Disney)의 CEO로 부임한 로버트 아이거(Robert Iger)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성공은 창의성에 있다고 생각하고, 창의적 문화의 걸림돌이 되는 관료적 경영 요소를 제거하였다. 부임 당시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테마공원, 리조트, 스튜디오 등 다양한 사업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나 본사의 전략기획부서에서 모든 사업을 일일이 통제하고 있었다. 그 결과 사업 현장에서 제기한 혁신적 아이디어들이 본사의 전략기획부서에서 대부분 걸러져서 CEO에게 전달되지 못한 채 사장되고 있었다. 이에 아이거는 모든 사업의 전략 기획을 담당했던 본사의 전략기획부서를 대폭 축소하였다. 대신에 전략 기획 및 실행 결정에 대한 권한을 각 사업부에 위임하여 사업 현장에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이러한 조치 이후 동사에는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 예컨대 비디오게임 사업의 경우, 신제품 아이디어가 많이 발굴되었고, 그에 따라 게임 개발 및 게임 스튜디오 인수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한편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촉진하는 기업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막강한 복리 후생 제도이다. 예컨대 구글의 복리 후생은 폭 넓고 다양하기로 유명하다. 드라이크리닝, 자동차 오일 교환, 세차 서비스는 물론 약속 장소를 대신 잡아주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마찬가지다. 쇼핑, 세탁, 우편 서비스는 물론 사무 공간, 복장 등에서도 구성원들을 배려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복리 후생이 직원들을 무조건 잘해 주기 위한 것이라든가, 업계에서 일하기 좋은 회사라는 기업 이미지를 쌓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구성원들이 일함에 있어서 시간과 관심을 분산시키거나 훼방하는 잡다한 일은 회사가 처리해 줄 테니, 구성원들은 창의적인 업무에 매진하라는 메시지도 함께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9. 리더가 창의적 사고/행동을 솔선수범하라. 
 
창의적 조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리더십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창의적 기질이 있는 사람들을 채용하고 창의성을 촉진하는 여러 제도적 장치가 있더라도, 리더가 구성원들의 창의적 사고와 도전을 촉진하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창의성은 발현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선 구성원들에게만 ‘창의적으로 생각하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솔선수범을 동반하지 않는 창의성 요구는 구성원에게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여 심리적 저항만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리더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행동을 하면서 구성원의 창의적 사고와 행동을 독려해야 한다.  
 
제약회사 머크(Merck)의 전임 CEO, 로이 바젤로스(Roy Vagelos)의 새로운 지식에 대한 열정은 구성원들조차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창의적 조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모범을 보였다. 예를 들어 자신의 주말 시간의 대부분을 의학 관련 잡지나 책을 읽는데 할애하는가 하면, 읽은 것을 바탕으로 구성원들과 사무실 복도에서 토론하기를 즐겼다고 한다. 의약 분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그 지식을 구성원과 이야기하면서 창의적 조직 풍토를 만들었던 것이다. 실제로 동사의 상당 수의 의약 제품 아이디어는 CEO와 구성원이 복도에서 대화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디즈니의 CEO, 로버트 아이거 역시 자신이 창의성을 중시한다는 점을 구성원에게 보여주기 위해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행동을 보였다. 동사의 어느 한 사업부가 새로운 게임 개발을 위해 워크샵을 할 당시, 아이거는 자주 개발팀을 방문했다. 그는 개발팀 회의 시에, 회의실 뒤에 조용히 앉아서 듣기만 하는 참관자가 아니었다. 직접 아이디어 회의에 참여하여 토론했다. 개발자들이 아이거에게 게임 아이디어를 물어보는가 하면, 아이거는 개발 중인 게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아이거의 이러한 솔선수범은 개발자들에게 더욱 새로운 게임 개발에 대한 열정을 심어주었다.  
 
10. 실패를 바라보는 리더의 시각부터 바꾸어라. 
 
보다 근본적으로는 실패를 바라보는 리더의 시각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 실패할 경우 질책부터 하기보다는 실패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챙기고 더 나은 발전을 하도록 격려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구글에서 광고 시스템을 담당하는 37세의 쉐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 부사장은 최근 수 백만 달러의 손실을 초래하는 실수를 했다. 그녀는 “너무 성급한 결정이었다. 적절한 관리도 하지 못했다. 결국 회사에 손해만 입혔다”고 자책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스스로 느낀 그녀는 인터넷 검색 엔진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Larry Page)를 찾아갔다. 그는 사건의 자초지정을 설명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며 돌아가려 했다. 그 때 페이지가 그녀에게 말했다. “당신이 이 같은 실수를 해 주다니 나는 매우 기쁘다. 나는 우리 회사가 아주 신속하게 움직이고 비록 실패를 하더라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회사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만일 당신이 이러한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구글은 보수적 회사로 전락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도전 정신을 높이 샀다고 한다.
 
GE의 제프리 이멜트(Jeffrey R. Immelt) 회장은 GE가 추진하는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실패한 팀장들과 논의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예컨대 2005년에는 8명의 실패한 프로젝트 팀장과 2시간 정도의 화상 회의를 한 바 있다. 이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문책하기 위함이 아니라고 한다. 실패한 프로젝트를 통해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개선할 것인지를 자유롭게 논의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한다. 이 때 이멜트는 실패 경위를 보고서로 작성하여 발표하는 미팅 형식은 취하지 않았다. 실패한 프로젝트를 보고서로 만들라고 지시할 경우, 실패의 책임에 대한 문책으로 비춰져 자유로운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멜트 회장의 이러한 실패에 대한 배려는 프로젝트 팀장들에게 실패를 새로운 가치 창조를 위한 불가피한 것으로 생각하게 하고, 더 나은 가치 창조를 위해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고 있다.   
 
 
Ⅲ. 창의성을 키우는 문화가 시급하다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업과 사라지는 기업을 구분하는 유일한 잣대는 기업이 얼마나 혁신적인가에 달려 있다. 혁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올바른 혁신 전략, 외부와의 네트워킹, 충분한 자원 투자 등도 중요하지만, 혁신 성공의 기본 토대는 바로 구성원들의 ‘창의성’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창의적 아이디어는 한 사람의 머리 속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 물론 매우 탁월한 창의적 기질을 가진 사람도 필요하겠지만, 단지 몇몇 소수의 창의적 사람에게만 의존해서는 조직 전체적으로 창의성이 발현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가장 혁신적 기업이라 칭송되는 애플에 대해 일각에서 우려의 소리가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텔(Intel)의 한 관계자는 “애플의 모든 아이디어는 단 한 사람, 스티브 잡스(Steve Jobs)에게서 나온다. 역사적으로 보면 그가 자리를 비웠던 10년간은 애플에서 혁신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가 복귀한 97년 이후에 비로소 혁신이 이루어졌다. 향후 그가 떠난 이후에도 애플이 혁신 기업으로 남아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구성원들이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형성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회사의 조직 문화가 구성원들의 창의성 발현을 가로막고 있지는 않은지를 되짚어 보고, 창의성을 촉진하는 조직을 만들어 나가는 데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그림 4> 참조). 그래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Brian Leavy. 2005. A leader’s guide to creating an innovation culture. Strategy and Leadership. Volume 33, Number 4, 38~45. 
 
Ashok K. Gupta and Arvind Singhal. 1993. Managing human resources for innovation and creativity. Research Technology Management. Vol. 36, 41~48. 
 
Linda Tischler. Six surefire ways to kill a brainstorm. fastfactory.com. February, 2001. 
창의성 발현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핵심 요인은 관리자의 리더십이다. 리더들이 일상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원들을 이끌어 가는가에 따라 조직의 창의성이 달라진다.  
 
지금은 물론 앞으로는‘창의성 경제(creativity economy)’시대라고들 한다. 시장의 흐름을 읽는 통찰력,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 상상력 등을 바탕으로 남들이 생각지 못한 차별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성이 있어야만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창의성의 원천은 사람이다. 따라서 조직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개개인이 생각하는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창의성 발현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핵심 요인은 관리자들의 리더십이다. 일과 책임을 부여하고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리더들이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원들을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창의성이 좌우된다.  
 
창의성을 발현시키기 위해서 리더들이 역점을 두어야 할 역할과 조직 관리 포인트에 대해서 정리해 본다.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창의성 발현을 위한 기초는 전체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즉, 아이디어를 짜내고 기존과 다른 해법을 연구하는 ‘생각’이라는 활동을 많이 하게 해야 한다.  
 
● 생각의 업무 부여  
 
구성원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에 있어, 머리를 쓰게 하는 일을 많이 부여해야 한다. 단순 반복적이고 부가가치가 낮은 잡무에 시달리게 해서는 안 된다. 60년 전에 변두리의 작은 방직기 제조 회사로 출발하여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로 도약한 도요타의 성공 비결은 제조 현장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개선 활동(Kaizen)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의 근본 동인은 현장 직원들이 설비에 종속되어 기계적으로 일하지 않고, 더 나은 품질, 더 효율적인 제조 방안을 끊임없이 연구하게 하는 것에 있다. 도요타의 일하는 방식은 단순히 일을 많이 하는‘워크 하드(work hard)’라기 보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씽크 하드(think hard)’ 문화에 가깝다. 이러한 ‘씽크 하드’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리더들이 구성원들의 잡무를 줄여주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일을 발굴하여 배분하는 창의적인 ‘직무 디자이너(job designer)’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 생각의 시간 부여 
 
구성원들이 일상 업무에서 벗어나 생각할 여유와 시간을 갖게 하는 것도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업무 시간의 15%는 회사의 정규 업무를 벗어난 다른 일에 쓰도록 하는 3M의 15% 원칙이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 창의적인 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구글에도 이와 비슷한 근무 원칙이 있다.  
 
‘70:20:10’이라는 것이다. 이는 70%는 회사가 부여한 업무에 시간을 쓰고, 20%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에, 나머지 10%는 명상이나 아이디어 구상과 같은 생각하는 일에 쓰라는 지침이다. 3M이나 구글과 같은 기업의 공통점은 매우 창의적인 혁신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이 창의적인 문화를 갖게 된 배경에는 이렇게 구성원들의 생각 기능을 작동시키는 근무 환경이 자리잡고 있다.  
 
● 폐기 학습의 장려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다른 각도에서 생각을 하게 하는 발상의 전환을 촉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발상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지식이나 과거 성공 체험에 따른 고정 관념을 버리려는 ‘폐기 학습(unlearning)’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회사에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는 업무 매뉴얼이 있다고 하자. 그 업무 매뉴얼은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을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매뉴얼 대로 따라 하면 편하게 일할 수 있을지 몰라도, 발전은 없다. 즉, 창의성이 나오기 어렵다. 제로 베이스에서 생각하고, 과감히 버리거나 수정할 필요가 있다. 어느 대기업의 마케팅 담당 임원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시장 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매번 동일한 양식으로 숫자만 달리해서 제출되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살펴봤더니 시장 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는 매뉴얼이 있고,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습니다. 분석하는 방식이 같으니, 결과도 비슷하고, 시장을 공략할 새로운 아이디어는 잘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존 매뉴얼이나 보고서 양식을 다 잊고 제로 베이스에서 접근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직원들이 매우 힘들어 했지만, 훨씬 더 많이 생각을 하게 되고, 보고서의 질도 좋아지더군요……”.   
 
● 건설적 위기 조성 
 
발상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또 하나의 포인트는 구성원들이 위기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기존의 방법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위기 상황에 직면하여 치열하게 해법을 고민할 때,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후지츠의 고바야시 전 회장은 “편안한 상태에서 긴장감이 없으면, 창의적인 지혜가 나오기 어렵다. 지혜는 벼랑 끝에 매달려 살아남기 위해 전력 투구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하였다. 좀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아폴로 13호’의 귀환 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공기 정화기 고장으로 우주선 내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비행사들이 질식할 위기가 생겼다. 지상의 관제 센터에서는 기술자들을 불러 모아 우주선에 있는 깔때기, 테이프, 호스 등을 이용하여 공기 정화기를 만들어 낼 것을 요구한다. 몇 시간의 고민 끝에 볼품은 없지만, 공기 정화기가 만들어졌다. 우주 비행사들은 지상의 기술자들이 알려주는 대로 작업을 하여 임시 공기 정화기를 만들어 위기를 벗어난다. 소중한 우주 비행사들을 잃게 된다는 위기의식이 잡동사니들을 모아서 공기 정화기를 만들어내는 평소와는 다른 창의성을 불러오는 계기가 된 것이다.   
 
위기의식은 통상 시장 환경의 어려움이나 성과 저하에 봉착할 경우에 생긴다. 그러나, 리더가 달성하기 힘든 매우 높은 목표를 부여하여 의도적으로 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다. 이를 ‘건설적 위기(constructive crisis)’라 한다. 달성하기 힘든 높은 목표는 기존과 다른 창의적인 방법을 찾게 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한 실험 결과를 보자. 나란히 늘어선 7명의 실험 대상자들에게 오렌지 한 개를 주고 7명 모두의 손을 거쳐 가장 빨리 왕복해 전달하라고 요구하였다. 처음에는 한 사람씩 전달하는 방법으로 7~9초 정도가 걸렸다. 그런데, ‘1초 안에 성공시키라’는 목표를 부여하자, 모두 서로 손을 연결한 상태에서 오렌지를 굴리는 방법을 생각해 내어 1초 안에 끝냈다고 한다.
 
생각을 표출하게 한다  
 
구성원이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것과 더불어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말하고, 제안하도록 하는 열린 커뮤니케이션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더라도 밖으로 표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 토론과 대화 유도 
 
개인의 생각을 표출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수단은 치열한 토론과 대화가 있는 회의 문화다. 토론과 대화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이자, 각 개인의 다양한 생각들이 충돌하고 융합되어 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창출되는 상호작용의 과정이기도 하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티맥스소프트사의 사장은 국내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매서운 질문과 논리적 대응, 재공격으로 이어지는 열정적 토론이야말로 창의력 개발의 원천”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직위를 떠나 다양한 생각을 밀도 있게 교환하는 토론과 대화의 장이 없으면, 구성원들이 아이디어가 있어도 말하지 않는 ‘침묵하는 조직’이 된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짐 콜린스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내는 일류 기업들은 임직원 간에 치열한 논쟁과 토론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매우 시끄럽고, 진실이 들리는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 질문과 경청 
 
직위를 떠난 건강한 토론과 개방된 대화가 이루어지려면, 다른 무엇보다도 상사가 부하들에게 지시하거나 자기 생각을 말하기보다는 질문을 많이 던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일방적인 지시나 훈계는 부하들의 손발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머리를 쓰게 하지는 못한다. 반대로 당면한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질문은 해답을 찾기 위한 긍정적인 자극이 된다. 여기에 질문에 대한 구성원들의 대답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이 덧붙여진다면 금상첨화다. 다소 엉뚱한 이야기, 상사의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하더라도 들어주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래야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말을 하고,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다. 상사가 부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경청의 인내심이 부족하고, 자기 생각을 강요하는 독선적 성향이 강하면, 부하들은 입을 닫게 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않고 상사의 눈치만 살피게 된다.  
 
일류 기업들의 조직 문화적 특징 중 하나는 경영의 이슈와 해법을 놓고 심도 있게 논의하는 토론 문화가 강하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경청을 잘 하는 상사가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생각의 실행을 지원한다 
 
구성원들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를 밖으로 끄집어낸 다음에는, 그 중 가치 있는 것들을 선별하여 실행으로 옮기게 하는 아이디어의 실행을 촉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 장기적 관점에서 가치 판단  
 
구성원들이 발의한 아이디어가 실행에 옮겨지기 위한 첫 단추는 조직과 상사로부터 아이디어가 의미가 있는 것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리더들이 유의해야 할 점은, 당장 눈앞의 성과에 집착하는 단기 성과 중심의 경영 마인드를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들이 단기 성과를 우선하면, 미래의 잠재 가치가 크더라도 당장에 효익이 기대되지 않는 아이디어들은 경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구성원들이 애써 발의한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사장되고, 결과적으로 구성원들의 창의성 발현의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떤 아이디어의 가치 판단시, 리더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지향적인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3M의 경우 구성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 상품이 단기적으로 시장 수요에 부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버리지 않고 일단 중장기 연구 아이템으로 등록시켜 놓고 시간이 흐른 뒤 다시 검토한다고 한다.    
 
● 실험 학습의 장려 
 
구성원들로 하여금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과감히 실험해 보게 하는 것도 중요한 창의성 촉진 요인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일수록 리스크가 있고, 불확실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직접 실험해 보고 배우면서 발전시켜 나가는, 소위 ‘실험에 의한 학습(learning by experiment)’을 장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공하는 기업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이라는 책을 보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장수 기업들의 특징 중 하나로 실험 정신을 꼽고 있다. 장수 기업들은 ‘많은 것을 시도해 보고 그 중 잘 되는 것에 집중한다’는 실험 학습의 문화가 강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전에 치밀하게 짜여진 전략 계획에 따른 것이 아니라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들을 일단 실행으로 옮겨 보고 그 중 잘 되는 것은 계속 발전시키고 그렇지 못한 것은 버리는 실험 학습이 장수 기업의 성공 비결인 것이다.  
 
세계적인 히트 상품들이 나오는 배경에는 어떤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믿고 실행으로 옮기도록 하는 리더들의 기업가적 실험 정신이 자리잡고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3M의 경우가 그렇다. 예컨대, 맥나이트, 리처드 칼턴 등 3M의 역대 CEO들은, “한 번 해보게 하라, 그것도 지금 당장!”, “무엇인가 시도하지 않는다면 우연히라도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라”라고 말하면서, 아이디어의 실험을 적극 지원하였다고 한다. 방수용 사포, 스카치 테이프, 포스트 잇 등 3M이 창출한 수 많은 세계적 히트 상품들은 모두 다 이러한 실험 학습의 결과로 나온 것이다. ‘Wii’ 등 독창적인 상품으로 게임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닌텐도도 마찬가지다. 닌텐도의 전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창의성, 차별화를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고 한다.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 독보적인 회사가 되는 데 힘써라. 회사를 독보적인 존재로 만들기 위한 뭔가를 창조하는 데 필요한 예산은 얼마든지 써라.”
 
● 창의적 실패의 수용과 격려  
 
아이디어를 직접 실험해 보고 발전시켜가도록 하려면, 그에 필요한 시간과 자금 등 물질적 지원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과거 실패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예컨대, R&D 경우, 신제품 개발에 실패한 기술자들에게 그 경험을 살려 새로운 제품 개발에 도전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소니는 1980년대 후반에 ‘NEWS’라는 워크스테이션을 개발하였으나, 시장에서 실패했다. 그러나 소니의 경영진은 개발에 참여했던 기술자들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재도전의 기회를 주었다. 이들이 제품 개발 과정에서 학습한 기술적 경험과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을 중시한 것이다. 이렇게 개발된 제품이 바로 세계적으로 히트한‘VAIO’노트북 컴퓨터였다.  
 
역사를 돌이켜봐도 강성한 나라에는 패자 부활의 기회가 주어지는 풍토가 있었다. 고대 로마 제국이 그렇다. 초창기 로마가 제국으로 가는 패권을 쥐는 과정에는 북아프리카의 강자 카르타고와 국운을 건 치열한 전쟁(포에니 전쟁)이 있었다. 승리한 로마와 패망한 카르타고 간에는 상벌 관행에 있어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었다고 한다. 카르타고는 전쟁에 패한 장수를 사형시키는 등 강력한 벌을 준 반면, 로마는 패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었다. 예컨대, 카르타고 군대를 격파하고 최종 승리를 쟁취한 로마군의 지휘자는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라는 장군이었는데, 그는 과거 알프스 산맥을 넘어 로마에 침입한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에게 뼈아픈 패배를 경험한 사람이었다.    
 
창의적인 실패를 한 사람에게 상을 주고, 실패는 없으나 도전하지 않는 복지부동형 사람들에게 벌을 주는 역발상적인 상벌 관행의 정착도 필요하다. 예컨대, BMW의 경우, 구성원들이 실패나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도록 하는 의미에서, ‘이 달의 가장 창의적인 실수상’과 같은 이색적인 포상 제도를 운영한 적도 있다고 한다.  
 
상사가 더 많이 생각해야   
 
앞서 언급한 것들은 구성원들에 대한 촉진자, 지원자로서 역할 즉, 다른 사람을 이끄는 ‘Lead Others’ 측면에서 요구되는 창의성 촉진 요인이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상사가 솔선수범하는 ‘Lead Self’ 측면에서 행동이다. 이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상사 본인 스스로가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 공부하고 연구하는 상사 
 
세계적인 기업 리더들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로, 리더 본인 스스로가 부하 직원들보다 휠씬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일주일에 평균 70시간 이상 일하는 일 벌레이자, 스스로 생각하고 연구하는 ‘공부 벌레’라고 한다. 일년에 두 번씩, 일주일간 혼자서 멀리 떨어진 외딴 곳에 가서 전 세계 직원들이 작성한 보고서와 제안서를 읽고,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고 해법을 연구하는 ‘생각 주간(Think Week)’을 갖는 것이 대표적인 활동이다. 임원들도 마찬가지다. 사전에 연구할 주제를 제출한 후, 1주일 동안 생각한 결과를 보고하고 평가 받는다고 한다.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 역시 공부하는 리더다. 그는 일주일에 약 40여 개의 경영 관련 논문이나 잡지를 읽고, 1년에 약 70권의 책을 읽는 독서광이라고 한다. 머크의 전 CEO 로이 바젤로스도 주말 등 과외 시간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의학 관련 저널이나 책을 읽는데 할애하고, 구성원들과 토론을 통한 아이디어 교환을 즐겼다고 한다.  
 
이렇게 리더가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 발상을 전환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특히, 리더 본인의 학습 노력은 부하 직원들이 발의하는 아이디어의 가치를 간파할 수 있는 능력 즉, ‘흡수 능력(absorptive capacity)’을 키우는 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흡수 능력이란, 어떤 아이디어나 정보에 잠재된 가치를 간파하고 이를 비즈니스 성과 창출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리더의 흡수 능력이 부족하면, 구성원들이 아무리 창의적인 혁신 아이디어나 지식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될 수밖에 없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항상 어딘가 어색하고 불확실해 보이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가 아이디어의 숨어 있는 잠재 가치를 간파하는 안목이 있어야 창의성이 꽃을 피울 수 있다.
 
흡수 능력은 리더가 과거의 성공 체험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습득하는 강도 높은 학습 노력을 통해 키워진다. 부하 직원 이상으로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리더가 되어야 할 것이다. 스탭 등 부하 직원들이 제시하는 보고서에 의존하는 리더는 창의성을 잘 이끌어낼 수 없다. 스스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Thinking Leader’가 되어야 할 것이다.  <끝>
창의성 발현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핵심 요인은 관리자의 리더십이다. 리더들이 일상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원들을 이끌어 가는가에 따라 조직의 창의성이 달라진다.  
 
지금은 물론 앞으로는‘창의성 경제(creativity economy)’시대라고들 한다. 시장의 흐름을 읽는 통찰력,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 상상력 등을 바탕으로 남들이 생각지 못한 차별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성이 있어야만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창의성의 원천은 사람이다. 따라서 조직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개개인이 생각하는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창의성 발현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핵심 요인은 관리자들의 리더십이다. 일과 책임을 부여하고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리더들이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원들을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창의성이 좌우된다.  
 
창의성을 발현시키기 위해서 리더들이 역점을 두어야 할 역할과 조직 관리 포인트에 대해서 정리해 본다.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창의성 발현을 위한 기초는 전체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즉, 아이디어를 짜내고 기존과 다른 해법을 연구하는 ‘생각’이라는 활동을 많이 하게 해야 한다.  
 
● 생각의 업무 부여  
 
구성원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에 있어, 머리를 쓰게 하는 일을 많이 부여해야 한다. 단순 반복적이고 부가가치가 낮은 잡무에 시달리게 해서는 안 된다. 60년 전에 변두리의 작은 방직기 제조 회사로 출발하여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로 도약한 도요타의 성공 비결은 제조 현장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개선 활동(Kaizen)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의 근본 동인은 현장 직원들이 설비에 종속되어 기계적으로 일하지 않고, 더 나은 품질, 더 효율적인 제조 방안을 끊임없이 연구하게 하는 것에 있다. 도요타의 일하는 방식은 단순히 일을 많이 하는‘워크 하드(work hard)’라기 보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씽크 하드(think hard)’ 문화에 가깝다. 이러한 ‘씽크 하드’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리더들이 구성원들의 잡무를 줄여주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일을 발굴하여 배분하는 창의적인 ‘직무 디자이너(job designer)’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 생각의 시간 부여 
 
구성원들이 일상 업무에서 벗어나 생각할 여유와 시간을 갖게 하는 것도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업무 시간의 15%는 회사의 정규 업무를 벗어난 다른 일에 쓰도록 하는 3M의 15% 원칙이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 창의적인 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구글에도 이와 비슷한 근무 원칙이 있다.  
 
‘70:20:10’이라는 것이다. 이는 70%는 회사가 부여한 업무에 시간을 쓰고, 20%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에, 나머지 10%는 명상이나 아이디어 구상과 같은 생각하는 일에 쓰라는 지침이다. 3M이나 구글과 같은 기업의 공통점은 매우 창의적인 혁신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이 창의적인 문화를 갖게 된 배경에는 이렇게 구성원들의 생각 기능을 작동시키는 근무 환경이 자리잡고 있다.  
 
● 폐기 학습의 장려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다른 각도에서 생각을 하게 하는 발상의 전환을 촉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발상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지식이나 과거 성공 체험에 따른 고정 관념을 버리려는 ‘폐기 학습(unlearning)’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회사에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는 업무 매뉴얼이 있다고 하자. 그 업무 매뉴얼은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을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매뉴얼 대로 따라 하면 편하게 일할 수 있을지 몰라도, 발전은 없다. 즉, 창의성이 나오기 어렵다. 제로 베이스에서 생각하고, 과감히 버리거나 수정할 필요가 있다. 어느 대기업의 마케팅 담당 임원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시장 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매번 동일한 양식으로 숫자만 달리해서 제출되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살펴봤더니 시장 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는 매뉴얼이 있고,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습니다. 분석하는 방식이 같으니, 결과도 비슷하고, 시장을 공략할 새로운 아이디어는 잘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존 매뉴얼이나 보고서 양식을 다 잊고 제로 베이스에서 접근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직원들이 매우 힘들어 했지만, 훨씬 더 많이 생각을 하게 되고, 보고서의 질도 좋아지더군요……”.   
 
● 건설적 위기 조성 
 
발상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또 하나의 포인트는 구성원들이 위기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기존의 방법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위기 상황에 직면하여 치열하게 해법을 고민할 때,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후지츠의 고바야시 전 회장은 “편안한 상태에서 긴장감이 없으면, 창의적인 지혜가 나오기 어렵다. 지혜는 벼랑 끝에 매달려 살아남기 위해 전력 투구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하였다. 좀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아폴로 13호’의 귀환 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공기 정화기 고장으로 우주선 내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비행사들이 질식할 위기가 생겼다. 지상의 관제 센터에서는 기술자들을 불러 모아 우주선에 있는 깔때기, 테이프, 호스 등을 이용하여 공기 정화기를 만들어 낼 것을 요구한다. 몇 시간의 고민 끝에 볼품은 없지만, 공기 정화기가 만들어졌다. 우주 비행사들은 지상의 기술자들이 알려주는 대로 작업을 하여 임시 공기 정화기를 만들어 위기를 벗어난다. 소중한 우주 비행사들을 잃게 된다는 위기의식이 잡동사니들을 모아서 공기 정화기를 만들어내는 평소와는 다른 창의성을 불러오는 계기가 된 것이다.   
 
위기의식은 통상 시장 환경의 어려움이나 성과 저하에 봉착할 경우에 생긴다. 그러나, 리더가 달성하기 힘든 매우 높은 목표를 부여하여 의도적으로 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다. 이를 ‘건설적 위기(constructive crisis)’라 한다. 달성하기 힘든 높은 목표는 기존과 다른 창의적인 방법을 찾게 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한 실험 결과를 보자. 나란히 늘어선 7명의 실험 대상자들에게 오렌지 한 개를 주고 7명 모두의 손을 거쳐 가장 빨리 왕복해 전달하라고 요구하였다. 처음에는 한 사람씩 전달하는 방법으로 7~9초 정도가 걸렸다. 그런데, ‘1초 안에 성공시키라’는 목표를 부여하자, 모두 서로 손을 연결한 상태에서 오렌지를 굴리는 방법을 생각해 내어 1초 안에 끝냈다고 한다.
 
생각을 표출하게 한다  
 
구성원이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것과 더불어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말하고, 제안하도록 하는 열린 커뮤니케이션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더라도 밖으로 표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 토론과 대화 유도 
 
개인의 생각을 표출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수단은 치열한 토론과 대화가 있는 회의 문화다. 토론과 대화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이자, 각 개인의 다양한 생각들이 충돌하고 융합되어 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창출되는 상호작용의 과정이기도 하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티맥스소프트사의 사장은 국내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매서운 질문과 논리적 대응, 재공격으로 이어지는 열정적 토론이야말로 창의력 개발의 원천”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직위를 떠나 다양한 생각을 밀도 있게 교환하는 토론과 대화의 장이 없으면, 구성원들이 아이디어가 있어도 말하지 않는 ‘침묵하는 조직’이 된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짐 콜린스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내는 일류 기업들은 임직원 간에 치열한 논쟁과 토론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매우 시끄럽고, 진실이 들리는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 질문과 경청 
 
직위를 떠난 건강한 토론과 개방된 대화가 이루어지려면, 다른 무엇보다도 상사가 부하들에게 지시하거나 자기 생각을 말하기보다는 질문을 많이 던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일방적인 지시나 훈계는 부하들의 손발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머리를 쓰게 하지는 못한다. 반대로 당면한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질문은 해답을 찾기 위한 긍정적인 자극이 된다. 여기에 질문에 대한 구성원들의 대답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이 덧붙여진다면 금상첨화다. 다소 엉뚱한 이야기, 상사의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하더라도 들어주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래야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말을 하고,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다. 상사가 부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경청의 인내심이 부족하고, 자기 생각을 강요하는 독선적 성향이 강하면, 부하들은 입을 닫게 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않고 상사의 눈치만 살피게 된다.  
 
일류 기업들의 조직 문화적 특징 중 하나는 경영의 이슈와 해법을 놓고 심도 있게 논의하는 토론 문화가 강하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경청을 잘 하는 상사가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생각의 실행을 지원한다 
 
구성원들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를 밖으로 끄집어낸 다음에는, 그 중 가치 있는 것들을 선별하여 실행으로 옮기게 하는 아이디어의 실행을 촉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 장기적 관점에서 가치 판단  
 
구성원들이 발의한 아이디어가 실행에 옮겨지기 위한 첫 단추는 조직과 상사로부터 아이디어가 의미가 있는 것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리더들이 유의해야 할 점은, 당장 눈앞의 성과에 집착하는 단기 성과 중심의 경영 마인드를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들이 단기 성과를 우선하면, 미래의 잠재 가치가 크더라도 당장에 효익이 기대되지 않는 아이디어들은 경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구성원들이 애써 발의한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사장되고, 결과적으로 구성원들의 창의성 발현의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떤 아이디어의 가치 판단시, 리더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지향적인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3M의 경우 구성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 상품이 단기적으로 시장 수요에 부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버리지 않고 일단 중장기 연구 아이템으로 등록시켜 놓고 시간이 흐른 뒤 다시 검토한다고 한다.    
 
● 실험 학습의 장려 
 
구성원들로 하여금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과감히 실험해 보게 하는 것도 중요한 창의성 촉진 요인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일수록 리스크가 있고, 불확실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직접 실험해 보고 배우면서 발전시켜 나가는, 소위 ‘실험에 의한 학습(learning by experiment)’을 장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공하는 기업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이라는 책을 보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장수 기업들의 특징 중 하나로 실험 정신을 꼽고 있다. 장수 기업들은 ‘많은 것을 시도해 보고 그 중 잘 되는 것에 집중한다’는 실험 학습의 문화가 강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전에 치밀하게 짜여진 전략 계획에 따른 것이 아니라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들을 일단 실행으로 옮겨 보고 그 중 잘 되는 것은 계속 발전시키고 그렇지 못한 것은 버리는 실험 학습이 장수 기업의 성공 비결인 것이다.  
 
세계적인 히트 상품들이 나오는 배경에는 어떤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믿고 실행으로 옮기도록 하는 리더들의 기업가적 실험 정신이 자리잡고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3M의 경우가 그렇다. 예컨대, 맥나이트, 리처드 칼턴 등 3M의 역대 CEO들은, “한 번 해보게 하라, 그것도 지금 당장!”, “무엇인가 시도하지 않는다면 우연히라도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라”라고 말하면서, 아이디어의 실험을 적극 지원하였다고 한다. 방수용 사포, 스카치 테이프, 포스트 잇 등 3M이 창출한 수 많은 세계적 히트 상품들은 모두 다 이러한 실험 학습의 결과로 나온 것이다. ‘Wii’ 등 독창적인 상품으로 게임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닌텐도도 마찬가지다. 닌텐도의 전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창의성, 차별화를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고 한다.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 독보적인 회사가 되는 데 힘써라. 회사를 독보적인 존재로 만들기 위한 뭔가를 창조하는 데 필요한 예산은 얼마든지 써라.”
 
● 창의적 실패의 수용과 격려  
 
아이디어를 직접 실험해 보고 발전시켜가도록 하려면, 그에 필요한 시간과 자금 등 물질적 지원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과거 실패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예컨대, R&D 경우, 신제품 개발에 실패한 기술자들에게 그 경험을 살려 새로운 제품 개발에 도전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소니는 1980년대 후반에 ‘NEWS’라는 워크스테이션을 개발하였으나, 시장에서 실패했다. 그러나 소니의 경영진은 개발에 참여했던 기술자들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재도전의 기회를 주었다. 이들이 제품 개발 과정에서 학습한 기술적 경험과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을 중시한 것이다. 이렇게 개발된 제품이 바로 세계적으로 히트한‘VAIO’노트북 컴퓨터였다.  
 
역사를 돌이켜봐도 강성한 나라에는 패자 부활의 기회가 주어지는 풍토가 있었다. 고대 로마 제국이 그렇다. 초창기 로마가 제국으로 가는 패권을 쥐는 과정에는 북아프리카의 강자 카르타고와 국운을 건 치열한 전쟁(포에니 전쟁)이 있었다. 승리한 로마와 패망한 카르타고 간에는 상벌 관행에 있어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었다고 한다. 카르타고는 전쟁에 패한 장수를 사형시키는 등 강력한 벌을 준 반면, 로마는 패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었다. 예컨대, 카르타고 군대를 격파하고 최종 승리를 쟁취한 로마군의 지휘자는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라는 장군이었는데, 그는 과거 알프스 산맥을 넘어 로마에 침입한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에게 뼈아픈 패배를 경험한 사람이었다.    
 
창의적인 실패를 한 사람에게 상을 주고, 실패는 없으나 도전하지 않는 복지부동형 사람들에게 벌을 주는 역발상적인 상벌 관행의 정착도 필요하다. 예컨대, BMW의 경우, 구성원들이 실패나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도록 하는 의미에서, ‘이 달의 가장 창의적인 실수상’과 같은 이색적인 포상 제도를 운영한 적도 있다고 한다.  
 
상사가 더 많이 생각해야   
 
앞서 언급한 것들은 구성원들에 대한 촉진자, 지원자로서 역할 즉, 다른 사람을 이끄는 ‘Lead Others’ 측면에서 요구되는 창의성 촉진 요인이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상사가 솔선수범하는 ‘Lead Self’ 측면에서 행동이다. 이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상사 본인 스스로가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 공부하고 연구하는 상사 
 
세계적인 기업 리더들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로, 리더 본인 스스로가 부하 직원들보다 휠씬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일주일에 평균 70시간 이상 일하는 일 벌레이자, 스스로 생각하고 연구하는 ‘공부 벌레’라고 한다. 일년에 두 번씩, 일주일간 혼자서 멀리 떨어진 외딴 곳에 가서 전 세계 직원들이 작성한 보고서와 제안서를 읽고,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고 해법을 연구하는 ‘생각 주간(Think Week)’을 갖는 것이 대표적인 활동이다. 임원들도 마찬가지다. 사전에 연구할 주제를 제출한 후, 1주일 동안 생각한 결과를 보고하고 평가 받는다고 한다.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 역시 공부하는 리더다. 그는 일주일에 약 40여 개의 경영 관련 논문이나 잡지를 읽고, 1년에 약 70권의 책을 읽는 독서광이라고 한다. 머크의 전 CEO 로이 바젤로스도 주말 등 과외 시간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의학 관련 저널이나 책을 읽는데 할애하고, 구성원들과 토론을 통한 아이디어 교환을 즐겼다고 한다.  
 
이렇게 리더가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 발상을 전환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특히, 리더 본인의 학습 노력은 부하 직원들이 발의하는 아이디어의 가치를 간파할 수 있는 능력 즉, ‘흡수 능력(absorptive capacity)’을 키우는 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흡수 능력이란, 어떤 아이디어나 정보에 잠재된 가치를 간파하고 이를 비즈니스 성과 창출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리더의 흡수 능력이 부족하면, 구성원들이 아무리 창의적인 혁신 아이디어나 지식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될 수밖에 없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항상 어딘가 어색하고 불확실해 보이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가 아이디어의 숨어 있는 잠재 가치를 간파하는 안목이 있어야 창의성이 꽃을 피울 수 있다.
 
흡수 능력은 리더가 과거의 성공 체험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습득하는 강도 높은 학습 노력을 통해 키워진다. 부하 직원 이상으로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리더가 되어야 할 것이다. 스탭 등 부하 직원들이 제시하는 보고서에 의존하는 리더는 창의성을 잘 이끌어낼 수 없다. 스스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Thinking Leader’가 되어야 할 것이다.  <끝>
‘인재전쟁’ 시대에 외부 인재의 유치 못지 않게 내부 인재의 활용이 중요하다. 내부 인재를 잘 활용해 성공한 기업과 그렇지 못해 실패한 기업의 사례들을 비교해 보고, 한 마디 말이 어떻게 인재를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는지 살펴본다. 
 
인재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성공하는 기업이 되려면 사람을 잘 써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뛰어난 사람이 모여서 일하는 기업이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빌 게이츠는 한 인터뷰에서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가장 걱정하는 경쟁사가 어디냐’는 질문에 뜻밖에도 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라고 대답했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뛰어난 두뇌를 가진 사람들을 데려오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골드만삭스에게 인재를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휴렛팩커드의 전 CEO 칼리 피오리나 역시 인재 확보를 ‘위대한 회사’를 만들기 위한 최우선 조건으로 들었다. 인재들을 확보해 이들이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진정한 리더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이 정도로 인재가 기업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 인재를 끌어 모으는 데 아낌없이 돈도 쓰고, CEO까지 발로 뛴다. 가히 인재전쟁(Talent War)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이렇게 애써 뽑은 신입사원, 비싸게 주고 데려온 인재가 정작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뽑을 때는 뛰어났던 사람이 그저 그런 범재로 바뀌기도 하고, 업무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금방 떠나기도 한다. 그 사람에게 투자한 기업으로서는 손해도 크거니와 어리둥절한 상황을 맞게 된다. 특히 외부에서 완성된 인재를 영입하기보다 내부적으로 인재를 육성하려는 기업의 경우에는 이것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미국 경영학협회에서는 새로 뽑은 구성원이 18개월 안에 떠나는 경우 그를 대신할 사람을 뽑는 비용이 떠난 사람이 받는 연봉의 30% 정도라고 계산했다. 여기에 교육과 훈련에 드는 비용이 연봉의 100% 정도라고 하고, 채용할 때 든 부수비용까지 더하면 인재를 대치하는 비용이 연봉의 한배 반이나 들게 된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사람을 잘 못 보았다고 한탄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너무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한 사람을 뽑기 위해 경험이 많은 인사과 사람들이나 사람을 수없이 다뤄본 CEO나 임원들이 인터뷰를 했는데, 그들 모두가 잘못 보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보다는 인재를 뽑기는 뽑았으나, 제대로 키워나가지 못하고 되려 인재를 ‘죽이는’ 환경이 문제인 것이다. 많은 인재 양성 전문가들은 이미 확보한 인재들에 대한 파악과 유지가 인재 양성의 첫 단계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요는 인재를 데려오려는 인재전쟁보다, 데려온 인재가 제대로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즉 인재 살리기가 인재경영 의 관건이 된다. 그런데 2004년 한 인사컨설팅 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400명의 기업 인사담당자들 중 1/3만이 회사 내부의 인재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인재경영의 관리 항목에 포함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에 가진 능력이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기가 죽고,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성장하지 못하면 더 이상 인재가 아니게 된다. 그럼 무엇이 인재를 ‘죽이는’ 것일까?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사람의 기를 죽이는 것은 주로 다른 사람들의 말, 특히 리더가 하는 말 한 마디이다. 표면적인 결과물에 대한 말부터 가장 내면적인 사람의 가능성에 대한 말에 이르기까지, 어떤 말들이 인재를 죽이는지 살펴보자.  
 
인재 Killer #1 :  “애는 썼는데…, 이거 영 아닌데. 
 
기업에서 일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겠지만, 우리의 기업 문화는 대체로 비판은 후하고 칭찬에는 인색하다. 밤새 보고서를 써갔는데, 기껏 “이것밖에 안되냐? 머리 좀 써라”라는 한마디밖에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몇번 이런 경험을 하고 나면, 기운이 빠지고 ‘열심히 해서 무엇 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여 점차 일을 덜 열심히 하게 된다면, 아무리 인재가 모인 조직이라도 성과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결국 이런 말이 많이 들리는 조직은 인재들에 대한 동기부여에 실패하게 되어, 인재를 채용하는데 투자한 보람을 찾을 수 없게 된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 한 일이라도 상사의 입장에서 보면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고, 그것을 피드백하여 주는 것이 상사의 한 가지 역할이다. 그러니 잘한 것이 없는데도 무조건 칭찬하라는 것은 아니다. 잘못한 것을 지적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단지 피드백을 시작할 때, “이건 잘했네” 라는 긍정적 피드백을 먼저 한 마디 말해주고 보완할 부분을 이야기한다면, 인재의 기를 살릴 수 있다는 말이다. 최근 일본 국립 생리심리학 연구소의 사다토 노리히로 교수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회적 칭찬을 받을 때와 돈을 벌 때 뇌의 활동이 유사하다고 한다. 일에 대한 칭찬 한 마디가 두둑한 보너스만큼이나 인재의 기운을 돋울 수 있다.
 
기업의 예를 살펴봐도 이 효과는 확실하다. 미국 최대의 할인점 체인인 월마트를 창시한 샘 월튼은 “가장 좋은 동기부여의 방법은 직원들이 잘한 일을 리더가 충분히 잘한다고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것이 월마트가 창립 이후 30년간 연 평균 20%의 성장률을 기록하도록 한 그의 리더십 비결 중 하나였다. 그의 사후에도 월마트에서는 주일마다 모든 직원이 모여 ‘이번 주의 영웅’을 뽑아 축하해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MIT 경영학과 켄 블랜차드 교수의 저서 제목처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는가?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이런 행사를 공식화하여‘올해의 00인’과 같은 상을 수여하고 있다. 잘 한 것을 인정해주려는 기업의 의지를 보여주는 예이다. 허나 인재는 많은데, 모두 다 상을 줄 수는 없는 일이다. 매일 시상식을 치르기도 어렵다. 수시로 모든 인재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매일 대하는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을 바꾸는 것이 뜻밖에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리더십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난 한 제조업체의 임원은 자신의 성공 비결이 바로 이런 말 한마디에 신경을 쓰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적할 점이 있으면, ‘이 분석은 좋군. 그런데, 내가 생각할 때는 경쟁사 분석은 좀 더 정리되어야 할 거 같은데’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너, 경쟁사 분석 정도는 기본 아냐? 그것도 못해 왔어?’ 이렇게 말하는 것과 메시지에서는 별 차이 없다. 하지만 팀원들의 사기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다를 것이다.  
 
다음 번에 부하 직원의 일에 대해 피드백을 할 기회가 있다면 시도해 보시라. “애썼어. 이 부분은 잘 됐군. 이런 점을 조금 더 보충하면 어떤가?”
 
인재 Killer #2 :  “00에게 맡길 걸 그랬군…” 
 
똑같은 사람이 한 상사에게 “왜 00씨같이 좀 못하나? 00씨에게 맡길 걸 그랬군” 이라는 말을 듣고, 다른 상사에게서는 “당신은 논리력이 좋고, 00씨는 정보력이 뛰어나지요” 라는 말을 듣는 경우도 있다. 인재라고 하더라도 사람마다 뛰어난 점이 다르기 마련인데, 리더가 강점이 아닌 단점에 주목한다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다. 이러한 리더 밑에서는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일도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장점을 무시하고 단점에만 주목하는 한 마디는 인재의 능력 발휘를 가로막는다. 결과적으로 이런 말을 많이 하는 기업은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하여 생산성 저하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세계 최고의 테너로 불리는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아직 무명의 신인일 적의 일이다. 한 공연에서 원래 주연을 맡기로 된 성악가가 도착하지 못하여 그 역할을 대신하여 무대에 서게 되었다. 그가 노래를 마쳤으나, 청중석에서는 냉담한 침묵만이 흘렀다. 이 때 그의 아들이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며 “아빠, 정말 잘 불러요, 브라보!”라고 외쳤다. 그러자 청중들도 하나 둘 박수를 따라치고 환호하였다고 한다. 아들의 그 한마디가 없었다면 파바로티 신화는 없었을 것이다. 경제학자인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의 2001년 연구에 따르면 지식과 창의력이 뛰어난 인재들인 ‘창의적 계층’은 도전과 책임, 유연성 같은 내적 보상을 봉급보다 훨씬 중요한 동기부여의 요소로 꼽는다고 한다. 격려의 말 한 마디가 인재가 가진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된다.
 
 90년대 미국 최대의 컴퓨터 판매 회사였던 컴프USA (ComUSA)사의 전 CEO인 제임스 헬핀은 직원들의 능력을 무시하고 부족한 능력만을 지적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점포장들과 회의를 할 때, 실적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따로 자리를 배정하여 앉히고 각 점포의 손실률을 명패에 적어 달게 하기도 하였다. 서로 경쟁하여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나, 결과는 도리어 직원들의 능력 발휘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당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 결과를 보면 불신이 팽배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그의 재임 기간 중 이 회사는 비즈니스 위크 지에 의해 ‘최악의 고객 서비스를 하는 회사’와 ‘최악의 주주관계를 가진 회사’라는 불명예스러운 자리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렇게 회사를 재정위기에 빠트린 그는 부정거래 혐의로 2억불 배상 소송에 걸리면서 해고당했다. 컴프USA의 주식 가격은 2년 만에 1/10로 떨어져 헐값에 매각되었다. 반면에 미국 IT 산업의 성공 신화 중 하나인 세이피언트(Sapient)사는 성격과 스타일이 상반되는 두 CEO가 서로의 강점을 인정한 것이 기업을 일으킨 가장 큰 요인이었다. 한 사람은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관리자의 표본이라 할 수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비전 중심의 이상주의자로 현실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런데 두 파트너가 서로 보완하고 상승효과를 낸 것이 이 회사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발군의 성장세를 거둘 수 있게 했다. 만약 이 두 CEO가 서로의 강점 대신 단점에 주목하였다면, 이 기업의 성공은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인재에게 능력 발휘의 기회를 주는 한 가지 공식적인 방법은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다. 잭 웰치는 GE 회장 재임기간 동안 자기 시간의 75%를 인재를 배치하고 보상하는 데 썼다고 말했다. 이미 뽑아놓은 사람들을 자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에 배치하고, 그들이 낸 성과에 대해 인정하고 보상하는 것에 가장 많은 노력을 집중하였다는 이야기이다. 최근 국내 기업들에서도 권한 위임과 적재적소 배치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국내 소비재 제조업체인 A사의 경우 생산라인을 개혁하여 종업원 각자에게 다양한 종류의 작업을 맡겨, 해보지 못한 새로운 작업에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었다. 처음에는 숙련도가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직원들은 새로운 일을 배우는 보람과 재미를 느꼈고 전반적인 생산성도 월등히 높아졌다고 한다. 심지어 구성원들이 직접 새로운 기계를 디자인하는 등 새로운 생산방식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에 성공하여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당신 주변의 누구라도 지금까지 간과되어온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한 사람씩 어떤 강점이 있는지 생각해 보시라. 다음 번에 그 사람과 이야기를 할 때는 “당신은 이런 점이 뛰어나니, 이 일을 맡아보는 게 어때?”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재 Killer #3: “당신은 그래서 안 돼 
 
마지막으로, “당신은 그래서 안 돼” 라는 말을 기업에서 가끔 듣는다. 이것이 인재를 죽이는 가장 치명적인 말이다. 그 사람의 가능성 자체를 부정해 버리는 말이기 때문이다. 잘하지 못하는 사람도 키워 써야 할 마당에 뛰어난 사람을 이런 말로 죽여서는 조직이 성공할 수 없다.
 
한국인 최초로 영국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박지성은 2002년 월드컵 당시를 회상하며 그의 가능성을 인정해 준 리더의 한 마디가 성공의 계기라고 이야기했다. 부상하여 낙심해 있는 그에게 히딩크 감독이 건냈던 “당신은 정신력이 훌륭하니 반드시 훌륭한 축구선수가 될 것이다”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이를 악물고 뛰어 그림 같은 골을 넣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2006 노벨평화상 수상자이며 ‘가난한 사람들의 은행가’로 알려진 무하마드 유누스는 “우리가 가능성을 믿기만 하면, 가난한 사람도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다” 라고 말했다. 이런 그의 믿음은 무담보 소액대출 제도를 통해 360만 명의 극빈층에게 재활의 기적을 선사했다. 하버드 심리학 교수인 로젠탈은 1968년 수행한 연구에서 지능과 상관없이 선생님이 우수하다고 믿어준 학생들은 더 뛰어난 성적을 낸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소위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것이 이것이다. “당신은 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며 성공의 가능성을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크게 보아주고 인정해 주는 리더의 말 한마디가 범재를 인재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한 미국 항공업계의 사례를 보면 이런 말 한마디가 기업이 성패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1990년대 아메리칸 항공의 CEO는 로버트 크랜달이었다. 그는 ‘당신이 임신했는지에는 관심이 없다. 애(결과)를 보여달라”는 철학을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인격과 가능성을 무시하는 발언을 수시로 하였다고 한다. 한 승무원은 “회사는 우리를 일회용품으로 취급한다”고 인터뷰에서 밝힐 정도였다. 결국 아메리칸 항공은 잦은 파업으로 시달리며 재정위기에 빠졌고, 크랜달은 해고되었다. 반면에 사우스웨스트항공사의 COO인 콜린 바레트는 직원들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대우해주는 문화를 정착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CEO인 켈러허는 “콜린이 있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소중하게 대접받고, 존중 받으며,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되고 있다.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일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전 항공업계가 불황을 겪는 와중에도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최고급 호텔의 대명사인 리츠칼튼 역시 탁월한 고객 서비스뿐 아니라, 노조가 강한 호텔업계에서 창사 이래 한 번도 노사대립이 없는 성공적인 운영으로 유명하다. 리츠칼튼의 모토인 “저희는 신사와 숙녀를 모시는 신사숙녀들입니다”를 보면 어떻게 이런 성공을 거뒀는지 알 수 있다. 1만4,000명의 직원들 모두를 이 최고급 호텔에 투숙하는 신사숙녀처럼 존중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리츠칼튼은 직원 각자에게 고객만족 수칙을 담은 ‘골드 스탠다드’ 카드에 의거해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 처리를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였다. 그 결과 세계 각국에서 최고의 서비스상을 수상하는 호텔체인을 만들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리더나 주변 사람들이 죽이려 들어 인재들이 문자 그대로 죽임을 당한 경우도 많다. 이순신 장군, 남이 장군, 계륵의 고사로 유명한 조조의 모사 양수는 같은 편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오늘날 기업 사회에서 인재의 기를 살려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 또한 인재를 죽이는 일이다. ‘그래 봤자 말 한마디’라고 가벼이 볼 수도 있지만, 그런 말이 근본적인 경영사상을 이루고 반영한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뛰어난 사람이 낸 성과를 제대로 보상하고, 그에게 적합한 역할을 부여하여 장기적으로 기업에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모두 이런 말 한 마디를 신중하고 적절하게 하는 데서 시작된다. 인재를 죽이는 문화를 가진 기업에는 절대로 인재들이 모이지 않을 것이며, 그 기업은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인재를 죽이고 살리는 말들은 우리 입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런 뜻에서 우리는 모두 리더라고 할 수도 있다. 내가 할 다음의 한 마디는 어느 쪽일까?  <끝>
나를 깨고 리더십을 얻다
 
"내 인생을 바꿔놓은 일주일이었다." (SC제일은행 제니스 리 부행장)

"내 자신을 꽤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착각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미국 콜센터 아웃소싱 기업인 사이키스의 크리스토퍼 로저스 부회장)

두 사람에게 이토록 큰 감동을 준 것은 어느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즉 '창조적 리더십 센터(CCL·Ce nter for Creative Leadership)'라는 비영리 교육기관이 주관하는 기업 CEO 및 임원 교육 프로그램이다. 리더십 교육 기관으로는 세계 최고 중 하나로 평가 받는 이 센터는 1970년 설립돼 미국, 싱가포르 등 4개 캠퍼스에서 지금까지 전세계 40만 명이 수료했다. 제니스 리 씨는 2006년 가을, 로저스 씨는 작년 봄에 수료했다.

불과 5일 과정의 프로그램인데도 불구하고, 지난해 FT의 세계 비즈니스 교육기관 랭킹 7위에 랭크됐다. 10위권에 대학이 아닌 기관으로는 유일하다.

그런데, 이곳이 어떤 곳이냐고 물었을 때 수료자들은 한결 같이 "직접 체험하는 것 이외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기에? 기자는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 싱가포르 캠퍼스로 날아갔다. 지난 6월 30일(월)부터 7월 4일(금)까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금요일은 오전만)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이었다. 기자는 다른 참석자와 마찬가지로 5일 과정을 100% 경험하며 취재했다. 일반 교육비는 무려 6800달러(약 690만원)에 이른다.

가기 전부터 엄청난 숙제가 이메일로 날아왔다. 200여 개의 질문에 스스로 답해야 할 뿐 아니라, 직장 상사와 동기·후배 10여명에게 기자에 대한 다면(多面) 평가를 보내도록 부탁했다. 이들 또한 100여가지 질문에 1시간씩 걸려 답을 했다. 누가 어떻게 평가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으며, 합산된 결과만이 참고 자료로 제시된다.


▲ 일러스트=김의균 기자 egkim@chosun.com


◆첫날: 자기 인식(self-awareness)

고풍스러운 싱가포르식 건물. 50평 남짓한 방에 둥근 탁자 3개가 놓여 있었다.

참가자는 14명. 간단하게 서로 인사를 나눴다. 모두 10개국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태국 최대 음료수 회사 회장부터 구글(Google) 아시아 기술 총괄 이사인 인도인, 미국 재생에너지 관련 벤처기업 법률 책임자인 아일랜드인까지 다양했다.

우리를 이끌 상근(常勤) 코치는 루크 노벨리(No velli)등 2명이었다. "오늘부터 여러분의 리더십 여행이 시작됩니다. 매일 다른 목적의 여행입니다. 4일째 아침이면 아마 스스로에 대해 굉장히 혼란스러울 겁니다. 그게 정상입니다." (루크)

첫날은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 파악하기. 참가자들은 사전에 제출한 답변을 바탕으로 각기 4개의 다른 리더십 스타일로 분류됐다. 실행자(impl ementer), 후원자(supporter), 혁신자(innovator), 비전 제시자(visualizer) 등이다.

기자는 실행자 그룹에 속했다. GE의 전 회장인 잭 웰치(Welch) 등이 대표적 인물로, 목표를 세우면 저돌적으로 성취해 내는 성향이 강하다. 기자의 동기생 14명 중 무려 9명이 이 그룹에 속했다. 혁신자와 비전 제시자로는 동기생 중 각각 2명씩이 속했다. 두 그룹의 대표적 인물로는 각각 빌 게이츠(Gates)와 스티브 잡스(Jobs)를 들 수 있다. 나머지 1명은 후원자로 분류됐다.

이어 '리더십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일까?'를 주제로 공개 토론에 들어갔다. 선택지(選擇肢)는 모두 14개. 우리는 20분 간 토론을 통해 중요도 순위에 따라 1위부터 14위까지를 매겨야 했다. 투표는 금지됐으며 토론을 통한 의견 수렴만 가능했다. 모든 과정은 카메라 앞에서 진행됐다.

토론의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토론이 끝난 뒤 스크린을 통해 자신의 대화 방식이 어떤지 확인해 보는 순서가 있었다. 참가자들은 화면으로 보는 자신의 낯선 모습에 당황해 했다. 농담을 잘하는 독일인 한 명은 "혹시 내 농담 때문에 불쾌한 사람은 없었냐"고 일일이 확인했고, 중간에 다른 사람 말을 가로챈 중국인은 "남의 말을 끝까지 듣는 인내심을 가져야겠다"고 자책했다.


▲ 수료식 날, 참가자들이 서로에게 졸업장을 수여하며 수료를 자축했다. 졸업장을 열자 왼쪽에는 참가자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 오른쪽에는 코치의 사인이 담겨 있었다. 제일 오른쪽이 신지은 기자. /CCL 제공

코치들은 참가자들에게 다른 사람 4명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무작위로 하나씩 나눠줬다. 우리의 임무는 남은 프로그램 동안 이들 4명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관찰하고 마지막 날에 피드백(feedback)을 주는 것. 한 가지 중요한 원칙은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가 집단 토론 때 주도적으로 회의를 이끌어나가는 것을 보고 카리스마적이라고 느꼈다'라고 명시하는 것이다.

CEO나 임원이 되고 나면 주변에서 싫은 소리를 덜 듣게 된다. 또 이미 성공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남이 뭐라고 말해도 잘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이런 교육이 인기를 끄는 것 아닐까? 체험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성찰하고, 바뀌어야 한다는 의지를 다질 수 있었던 것이 이 교육의 선물이었다.


◆둘째 날: 남이 보는 나(impact)


신문기자로서 필요한 결단력 상대적으로 낮아 약간 '실망'


"고국에서 보내온 러브레터입니다~."

코치들이 우리에게 두꺼운 노트 하나씩을 나눠 주며 이렇게 말했다. 직장 동료들이 제출한 응답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리포트다. 매일 술 마시는 중년 직장인이 건강 검진표를 받아 들었을 때처럼 긴장감이 흘렀다

'변화에 적응 빠름', '통솔력' 등 16개 항목 중 기자의 상사가 '우리 조직에 가장 필요한 성공 요인'이라고 꼽은 것과 기자가 꼽은 것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그리고 각 항목에 기자의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가 평가돼 있었다. 예를 들어 기자가 속한 신문사에서 '결단력'이 매우 중요한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기자의 점수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빠른 학습 효과'나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성격' 등의 점수는 높았다.

우리의 가슴을 가장 두근거리게 만든 것은 직장 동료들의 코멘트였다. '과거 위기 상황에서 이 사람이 다르게 할 수 있었던 점이 있다면?'이란 질문에 기자의 동료 중 한 명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보다 쉽게 해결할 수도 있었는데, 모든 문제를 혼자 끌어 안고 끙끙댔다'고 썼다.

CCL 프로그램엔 강의나 이론 교육이 거의 없다. 대부분 실습과 토론이다. 오후엔 가상극에 참가했다. 모두 스타워즈의 주인공이 되는 시간이다. 우리가 사는 가상의 행성에는 네 부족이 있다. 공격적이고 제일 강한 군대를 확보한 '옐로(Yellow)', 자원이 풍부하고 철저한 장사꾼 마인드의 '블루(Blue)', 지혜롭고 똑똑한 인재들인 '레드(Red)', 평화를 사랑하고 이웃과 조화롭게 지내는 '그레이(Gray)'다. 이 행성에는 물이 부족해 네 부족이 협동해 댐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각 부족에게는 색깔이 서로 다른 조립식 벽돌(실제로는 스티로폼) 10개씩이 주어졌고, 네 부족의 벽돌을 모두 이어야 댐을 만들 수 있다. 설계부터 완공까지 다 해야 한다.

기자는 그레이 족이었다. 처음엔 모두가 자기 나라가 위치한 곳에서부터 댐을 짓자고 주장, 대혼란이 벌어졌다. 이에 각 부족은 총리(prime minister)를 1명씩 뽑아 대화하기로 했다. '서로의 체면을 살리면서도 하나씩 양보하자'는 결론에 닿았고 역할을 분담했다. 블루는 원자재를 대고 공사비를 받기로 했고, 옐로는 군대 인력을 동원하고, 레드는 댐의 디자인을 담당하며, 그레이는 이들 사이에서 중재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로 했다.

가상극이 끝난 후 우리는 자신이 속한 부족이 무작위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격을 반영해 센터 측이 의도적으로 정한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공격적인 성향의 옐로 부족 중 한 명은 도끼로 적의 목을 치는 모양의 국기(國旗)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나중에 "내 성격이 높은 추진력이란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지나친 공격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셋째 날: 어떤 의도였습니까(intention)

가상 회사 세워 다리 짓는 프로젝트 진행


성공하는 조직은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우리는 이를 몸소 느끼기 위해 가상의 회사를 설립해 다리를 짓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기로 했다.

CCL 코치인 루크가 CEO를 맡았다. 그는 3개의 팀을 거느린다. 그는 모든 팀에 "생수 병 5개를 받칠 수 있는 아름답고 튼튼한 다리 샘플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재료는 아이스 바 막대와 순간 접착제. 각 팀은 이사와 실무급 부장, 그리고 2명의 건설 노동자로 이뤄진다.

"막대가 부족해!" "시간이 없어. 서둘러." 팀마다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각 팀의 이사들은 CEO의 지시사항이 적힌 쪽지를 전달받아 건설 노동자들에게 알렸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3개의 다리 중 하나는 주문대로 물통 5개를 모두 견뎌냈지만, 우리 팀이 만든 것은 2개만 버텼고, 다른 한 팀은 1개도 버티지 못했다.

팀원들은 코치와 함께 잘잘못을 토론했다. 우리의 사소한 행동까지 모두 기록한 코치는 "왜 그때 이렇게 했느냐"고 꼬치꼬치 물었다. 별생각 없이 택한 순간의 선택이었지만 나중 프로젝트에 미친 영향은 어마어마했다.

우리 팀의 경우에는 이사가 임원회의의 내용을 제대로 인부들과 공유하지 못했다. 회의 내용 중엔 중요한 공법(工法)에 대한 설명도 있었는데, 이사는 우리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큰 전략 짜는 데는 열심이었지만, 위에서 밑바닥까지 같은 비전을 나누는 것에 실패한 것이다.

코치가 우리 팀 이사에게 "왜 좀더 인부들과 얘기를 나누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코치는 "시간은 언제나 모자라다"고 잘라 말했다.

우리는 CEO에게도 문제가 있었다고 토론했다. CEO는 A4 용지 한 장에 지시사항을 빽빽하게 적어 전달했다. 충족해야 할 요건은 모두 설명돼 있었지만, 전 직원들이 똑같은 열정과 비전을 갖기에는 불충분했다.



◆넷째 날: 내 것으로 만들기(integration)

전담코치와 3시간 반 동안 1대1 '반성의 시간'

이날 아침 강의실은 유난히 조용했다. 웃음소리 대신 침묵만 흘렀다.

"오늘은 피드백의 날입니다. 제3자를 통해 자신을 비춰보고 자기 개선의 계기로 삼을 황금 같은 기회입니다. 또 피드백을 받은 만큼 당신도 다른 사람에게 줘야 합니다. 이는 '나는 당신을 이만큼 아낀다'는 메시지와 같습니다."

코치는 이렇게 말하며 소형 녹음기 하나씩을 선물로 나눠줬다. "오늘 진행되는 대화는 모두 이 녹음기로 녹음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날이 오면 다시 이 테이프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오전은 자신의 전담 코치와 1대 1 면담이었다. 오전 9시부터 12시30분까지 무려 3시간 반 동안. 기자의 코치는 30대 후반의 여성으로 코치 경력 10년이다.

코치와 기자는 동료들이 답변한 설문 결과를 펼쳐 놓고 하나씩 훑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성향 분석 결과, 기자는 남에게 호감을 잘 표현하며 조화로운 인간 관계에서 즐거움을 찾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앞장서서 의견을 피력하거나 그룹을 통솔하는 '컨트롤(control)' 부문의 점수는 크게 낮았다.

코치는 기자를 지켜본 느낌을 털어놓았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주 즐겁게 들으시더군요. 많이 웃고요. 하지만 중간에 질문을 던지는 것 외에는 말을 직접 많이 하진 않더군요. 평소에도 그런 편이신가요?"

기자는 "원래 성격도 그렇고 직업병"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수십 개의 항목에 대한 기자의 점수가 특이하게 높은 것과 낮은 것에 대해 차례로 짚어 나갔다. "혹시 직장에서 '노(No)'라고 말해야 할 때도 말을 못해 몇 날 며칠을 끙끙 앓은 적이 없나요?" "혹시 '내가 말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라는 태도로 자기 의견을 말하지 않았다가, 실제로는 그 의견이 회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던 적은 없었나요?"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3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마지막 30분을 남겨 놓고 그는 두꺼운 '코칭 사전'을 하나 건네 주며 기자에게 9번(command skills·요구하는 기술), 16번(timely decision making·적시에 하는 의사결정), 66번(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조화)을 참고할 것을 권했다.

한 항목당 3페이지씩이다. 해당 기술이 결여된 원인과 해당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행동 강령이 10개씩 적혀있다. 예를 들어 '요구하는 기술'이 부족한 것은 '비난이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통솔에 대한 부담감' 등이 가장 흔한 원인이라고 지적돼 있다. 이에 대한 행동 강령은 '내가 틀릴 수도 있다. 틀려서 창피를 당할 수 있다는 공포에 맞서라.' '동네 축구 동호회라도 좋다. 사소한 것부터 리더십을 연습하라' 등이다.

오후는 참가자들끼리 서로 피드백을 나누는 시간이다. 코치는 세션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 가지 당부를 했다. "피드백 동안 6가지 과정이 있습니다. 1번은 '경청', 2번은 또 '경청', 3번은 '좀 더 구체적으로 묻기', 4번은 '경청', 5번도 또 '경청', 6번은 '고맙다고 말하기'입니다."

참가자들은 7명씩 2개조로 나뉘어 얼굴을 맞대고 앉았다. "○○씨, 당신은 '다리 만들기' 세션 때 우리 팀 부장이었습니다. 당신은 건설 노동자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다리 만드는 것을 도왔습니다. 이런 당신의 행동에 노동자들은 '회사는 하나'라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씨는 결과 발표 때 너무 긴장해 말을 계속 더듬었습니다. 대중 앞에서 긴장을 통제하는 방법을 배우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참가자들은 진지하게 들은 뒤 감사 인사를 했다. 이날 저녁 우리는 처음으로 회식을 가졌다.


◆다섯째 날: 자기계발 계획(development planning)

10주 동안 해야할 목표·계획 구체적으로 써낸 후 '수료식'


벌써 졸업식. 모두 아쉬워했다.

코치는 종이 한 장씩을 나눠 주며 앞으로 10주 동안 추구할 목표 한 가지와 구체적인 계획, 그로 인한 영향을 쓰도록 했다. 예를 들면 '가족과 더 많은 시간 보내기'가 목표라면, '적어도 일주일에 2번은 7시 반에 퇴근해서 가족들과 저녁 함께 먹기'는 구체적인 행동. 그로 인한 영향은 '가정에서 안정감 회복 및 회사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 제공' 등이었다.

마지막으로 수료식이다. 참가자들은 강단 앞으로 모여 둥근 원을 하나 만들었다. 코치는 한 미국인 동기생을 지적해 그가 설정한 목표를 크게 외치도록 했다.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그는 "나는 앞으로 인내심을 갖고 팀원들의 말을 더 경청하겠다"고 소리쳤다. 그러자 그의 졸업장을 들고 있던 다른 동기생이 걸어가 "축하한다"고 졸업장을 건넸다. 나머지 사람들도 열렬한 박수로 축하했다. 가슴이 뭉클해졌다.

이날 밤 비행기를 타고 기자는 서울로 돌아왔다. '과연 나는 변했을까?'다시 월요일부터 정신 없는 일과가 시작됐다. 메일 박스는 가득 차 있고 일은 밀려 있었다. 정확히 일주일이 지난 금요일, 기자는 'CCL, 금요일의 약속'이란 제목의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일주일 전 싱가포르에서 내가 제출했던 목표와 함께 '일주일 동안 얼마나 잘 진행됐나요?''라는 질문이 떴다.


▲ 신지은 경제부 기자
기자가 제출했던 목표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 소중한 사람들에게 피드백 주기'였다. 기자는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답변했다. 10주 후에 기자는 똑같은 메일을 다시 받게 될 것이다. 리더십을 향한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CCl은

창조적 리더십 센터(CCL· 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는 CEO와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 최대의 비영리 교육기관이다.

콜로라도와 샌디에이고, 브뤼셀, 싱가포르의 4곳에 캠퍼스가 있으며, 작년 한해 동안 전 세계 3000개 기업에서 2만 명이 수료했다. 전체 직원은 500명이며 정규 코치(coach)는 85명.

미국에서 화학회사를 경영하던 스미스 리처드슨(Richardson)이 1957년에 사재를 털어 리더십 연구를 위한 재단을 설립했는데, 이것이 발전해 1970년 CCL이 설립됐다. 리처드슨은 설립 동기에 대해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훌륭한 리더가 필요하며 리더십은 훈련을 통해 후천적으로 길러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5일 과정의 프로그램이 기본인데, 내용은 참가자들의 피드백을 토대로 매년 업그레이드 된다. 코치들의 수준을 관리하기 위해 코치를 평가하는 코치가 강의 때마다 배석한다.

지난해 매출은 8200만 달러(약 830억원). 수익은 모두 리더십 연구에 쓰인다. 매출의 약 86%는 참가자들이 지급하는 교육비에서 나오며, 6%는 각종 출판물, 나머지는 이곳에서 개발한 리더십 모델 사용료, 기부금 등으로 이뤄진다.

기사 관련 방송 보기 케이블채널 Business& 일요일 오전 9시



CCL 프로그램의 목표는 무엇이며, 이상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CCL의 마이클 젠킨스(Michael Jenkins) 부회장에게 들어보았다. 그는 프랑스 경영대학원인 인시아드(INSEAD)의 총괄 이사를 역임했으며, 2003년 CCL로 옮겼다.

―CCL 프로그램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프로그램 전체에 녹아있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은 '당신은 리더로서 자신의 모습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까', 그리고 '당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잘 알고 있습니까'입니다. 360도 다면평가, 가상극, 집단 토론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스스로 깨우치게 합니다."

▲ 마이클 잰스킨

―이상적인 리더는 어떤 사람입니까?

"훌륭한 리더는 직원들에게 열정을 심어주고 비전을 만들어 내죠. 또 이들은 사람과 행정 절차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만듭니다. 비전이란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행정 절차에 얽매인 사람들에 의해 가로막히곤 하거든요. 훌륭한 리더는 조직을 와해하지 않으면서도 그들의 한계를 깨게 하는 전략을 생각해 냅니다."

―초년병 시절에는 각광 받던 인재더라도 나중에 뒤처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특징은요?

"실패하는 인재들의 공통점을 연구해 본 결과, 이들은 변화를 잘 견뎌내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나타났습니다. 새로 부임한 상사, 새로운 부서, 다른 문화권 등 변화가 왔을 때 적응에 실패하는 겁니다. 또 다른 공통점은 이들은 팀을 구성하는 데 익숙지 않았다는 겁니다. 인재들은 대부분 보통 사람들보다 빨리 승진합니다. 그러다 보니 리더십을 채 쌓기도 전에 외부에 자신의 경영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도전에 부딪히게 됩니다."

―리더십을 키우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축구 선수들이 근력 단련하듯이 리더들도 자신의 강점을 유지하고 약한 점을 보완하기를 반복하면 리더십이 근육처럼 단단해집니다. 중요한 것은 조직의 리더십을 기르기 위해서는 충분한 격려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만약 A라는 사람의 리더십을 길러주고 싶다면 우선 A를 정확히 평가한 뒤 문제점과 목표를 제시해 도전하게 하고 격려해 주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코칭(coaching)'이라고 하죠."

―코칭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어떻게 하면 좋은 코치가 되죠?

"코칭을 받는 것 자체만으로 자신과 조직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됩니다. 또 코칭 과정에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공통의 비전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게 되죠. 또 이렇게 함으로써 코칭 문화를 조직 전반에 퍼뜨리게 되고요. 훌륭한 코치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기꺼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조직은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절대 나오지 않아요."

The Great Communicators: 말잘하는 CEO 10명

4. 기타/d. 화법 2008. 7. 21. 19:54 posted by peter's net

 요즘 '말짱'이 뜨고 있습니다.

 점잖게 말을 아끼는 leader 는 이제 별로 인기가 없습니다.

 화제거리를 좋아하는 기자들에겐 더욱이나 말이죠.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말은 '해야 할 때 잘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직업상 아무래도 CEO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사적으로 만나는 자리에서는

이렇게 저렇게 의견도 잘 표현하고, 수다도 잘 떨고, 화제가 끊이지 않던 사람이

공개석상에서 강의를 할때는

완전히 허수아비인 경우를 가끔 봅니다.

너무 매력이 없지요.

멍석 깔아 주면 못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평소 사적인 자리에서는 말이 없던 과묵한 인상의

C 은행의 모 행장은

한 대학 강단에서 마이크를 잡더니

완전 다른 사람으로 변하더라구요.

자신감 있고, 능력 있는 사람으로 말입니다.

관중들과 저, 모두 뿅- 갔습니다.


마침 최근 '비지니스 위크(BW)'에서

'말 잘하는' CEO 10명을 선정해 그들의 비법을 공개했습니다.  

한 번 살펴 보실래요??


< The Great Communicators >



 1. 명확한 의사 전달의 신봉자, 잭 웰치 (Jack Welch) 전(前) GE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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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는 분, 누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잭 웰치는 글이나 연설에서 모두 ‘간략함(simplicity)’를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에 따르면 ‘자신 없는 사람들이 말을 복잡하게 한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전문 용어’를 사용하기.. 항상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하듯 ‘기본’에 충실해서 말하면 된다. 훌륭한 사업가는 분명하고 단순한 용어로 이야기 한다고.


전략 : 간략하게 말하기 (Simplicity)
Tip : 전문용어 사용 않기 (Eliminate jargon)








 2. 카리스마를 뿜는, 스티브 잡스 (Steve Jobs) 애플 컴퓨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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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분명, 카리스마를 분출한다. 그의 프레젠테이션 특징은 세상을 바꾸려는 ‘구세주적 열정’이 묻어나는 것이다. 그는 1983년에 펩시의 존 스컬리 사장을 스카웃 하려고 찾아가 이렇게 묻는다.  “당신은 나머지 인생을 설탕물 팔면서 보내겠어요? 아니면 세상을 바꾸는 기회를 잡으시겠어요?”  훌륭한 비지니스 전략가는 역사를 창조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을 인정하기를 그다지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전략 : 카리스마
TIP : 대담한 비전을 똑부러지게 보여줄 것 (Create and articulate a bold vision )



 

 


3. 상대의 반응을 소중히 하는, 맥 휘트먼(Meg Whitman) 이베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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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먼은 신중하고, 존경 받는 이미지 그 자체다. 언젠가 그는 직장 내 한 영업 사원이 회사의 특정 방침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을 때, 그가 있는 곳으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간 적이 있다.  1시간 동안 그의 불만을 듣고 수 십장에 달하는 메모를 가지고 돌아와 이틀 만에 그 불만 사항을 고쳤다. 훌륭한 비지니스 협상가는 말하기 전에 듣는다.


전략 : 듣기를 즐겨라
TIP : 항상 상대방의 반응을 얻으려 노력하라 (Seek feedback)






 4. 리허설만이 살 길이다,  존 챔버스 (John Chambers) 시스코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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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챔버스가 프레젠테이션 하는 것을 들어보라, 정말 짜릿한 경험이다. 그는 노트를 거의 보지 않는다. 아주 깐깐한 준비 덕분이다. 그는 연단에 서기 전에 수십번 슬라이드 차례를 기억하고, 내용의 흐름을 익혀 놓는다. 그는 심지어는 언제 어디서 관중들에게 다가가야 할지, 누구 어깨에 손을 얹어야 하는지를 계획한다. 


전략 : 준비!
TIP: 철저히 예행 연습하라 (Rehearse your presentation)





5. 펄펄 끓는 열정, 하워드 슐츠 (Howard Schultz) 스타벅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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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슐츠는 커피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는 직장을 서로에 대한 존중으로 가득한 곳으로 만드는데 아주 열심이다. “만약 당신과 당신 동료가 같은 목표에 대해 같은 열정을 공유하고 있다면, 서로 대화나 충고를 나눌 필요도 없는 것이지요.” 그는 같은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화라고 보는 것이다. 훌륭한 연설가는 자신의 열정을 집단 전체와 공유한다.


전략 : 열정!
TIP: 당신이 갖고 있는 열정을 함께 나누라 (Identify and share what you’re passionate about)



 

6. 시선 맞추기의 ‘왕’,  루디 줄리아니 (Rudy Giuliani) 전 뉴욕 시장, 줄리아니 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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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이후 침착한 대응으로 ‘영웅’으로 급부상했던 줄리아니. 그는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관중과의 감정 교환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매년 뉴욕시 연설을 앞두고 다섯 달 전부터 준비를 했다. 이유는? 노트를 보고 하면, 관중과 시선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전략 : 시선 접촉 하는 능력
TiP: 연설의 90% 정도 시간 동안은 관중과 내내 눈을 맞출 것






7. 칭찬을 남발하는, 리처드 브랜슨 (Richard Branson), 버진 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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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사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괴짜 사장이죠?>


버진 웨딩 숍을 열어 웨딩 드레스를 직접 입어 보기, 풍선 기구를 타고 세계 일주를 시도하기, 달나라행 여행사를 세우기 등은 이 괴짜 억만장자 브랜슨이 추구하는 가치를 말한다. 바로 재미! 특히 브랜슨은 그의 직원들에게 ‘칭찬’을 퍼붓는데 인색하지 않다. “꽃에게 물을 주면 잘 자라듯, 직원들에게는 칭찬을 줘야 해요.” 그는 직원들이 스스로 가치 있다고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략 : 칭찬에 인색하지 않기
TIP : 적절한 칭찬을 직원들과, 고객, 동료들에게 할 것 

하루 10분이 미래를 바꾼다

4. 기타/a. 시간관리 2008. 7. 9. 16:57 posted by peter's net
하루 10분이 미래를 바꾼다…TIME TECH

요즘 경제 경영 분야에서 가장 중시되는 것은 ‘시간관리’.

수십 종의 전문서적과 단행본이 쏟아져 나오고 각종 강연 주제로 가장 먼저 꼽히고 있는 주제다.

성공을 꿈꾼다면 시간부터 관리하라는 기본적이자 기초에서 출발하는 시간 관리의 중요성과 노하우를 알아본다.

PART 1 - 성공을 앞당기는 시간 관리

요즘 경제 경영과 자기 계발 분야의 가장 큰 화두는 시간 관리다. 입시를 준비하는 10대 학생에서부터 직장인은 물론 CEO에게까지 효율적인 시간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가장 기본적인 명제에서 출발하는 성공을 위한 실천 전략으로서의 시간 관리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성공과 행복이 결정된다. 마찬가지로 우연한 기회, 우연한 성공에 대한 맹목적인 기다림은 부질없다. 세계 최고의 갑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철저한 시간 관리로 유명하다. 그는 ‘시간 낭비는 인생 최대의 실수’라는 말을 언제나 강조했다. 시간이 아까워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을 즐겨했는데, 다른 일을 절대로 동시에 할 수 없는 머리감기를 가장 싫어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다.

10분이 모여 하루가 되고, 하루가 모여 인생이 된다

하루 경영이 충실해야 일주일, 한 달이 충실해지고 더 나아가 인생도 알차게 흘러간다.

결국 행복한 인생은 하루에서 시작된다. 10분을 하루로 따지면 1퍼센트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이 10분 동안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 하나하나 처리해야 할 일들에 각각 10분씩 투자해보자. 그러면 해결하기 어려워 보이던 일들을 순서대로 척척 해낼 수 있다. 하루 10분의 법칙이란 하기 싫은 일, 궂은일을 하는 데 사용하는 시간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성공은 하루를 제대로 경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먼저 하루에 10분씩을 성공을 위해 투자해보자. 성공은 하루 경영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바로 하루 10분을 주도하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인생을 경영하는 지름길이다.

■하루의 일정 체크부터 시작하라

시간 관리에 서툰 사람들은 하루 일정을 체크하는 일부터 실행에 옮겨보자. 오후에 업무 효율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싶을 땐, 미리 예정했던 일들을 얼마나 마무리했는지 체크하는 것이다. 이렇게 진행 사항을 체크하다 보면 “이대로 가면 큰일인데.”라며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 해야 할 일을 기록하라

다이어리와 수첩을 시간 관리의 기점으로 활용한다. ‘가장 이상적인 시간관리 도구’라는 평을 얻고 있는 ‘프랭클린 플래너’ 다이어리를 쓰는 사람이 50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1명꼴로 사용한다는 이야기. 단 시간 관리의 근본적인 목적보다 다이어리를 채우는 데 더 몰두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 우선순위를 정하라

현대인들에게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넘쳐나는 것이 시간이기도 하다. 시간이 부족하거나 남는 것은 철저한 시간 관리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간 관리란 시간을 쪼개 쓰는 일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시간 관리란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가려낸 후 투자시간을 차별화해야 한다.

■ 자투리 시간을 아껴라

‘15분’을 포착하라. 사소한 생활시간을 항상 점검한다. 일을 시작하자고 마음을 먹기까지 15분, 그리고 자신의 리듬을 만드는 데 15분, 이 둘을 합하면 총 걸린 시간은 어느새 30분이다. “이제 슬슬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이, 이미 30분이라는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아침에 이불 속에서 꾸물거리고, 업체 사람을 기다리고, 역까지 걸어가는 시간 등 하루에도 몇 번씩 15분의 틈새 시간이 생기기 마련이다. 틈새 시간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효과적인 업무는 물론 우리의 하루에서 새로운 시간을 창조해내라.

직장인들에게 시테크는 필수.

PART 2 - 실용과 취미 두 마리 토끼 잡는 직장인 Lunch 時 Tech

특히 점심시간을 이용해 남들과 차이를 만들려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자기개발 욕구가 높은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가장 많이 학습하는 분야는 어학이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간단한 다과를 즐기면서 미국 드라마를 시청하거나 원어민 강사와 프리 토킹을 하는 런치 타임 클래스가 대표적인 예.

또는 취미나 예술 및 실용 강좌에 점심시간을 투자하기도 한다. 요리 강습과 더불어 만든 요리를 시식함으로써 간단한 요기도 가능한 백화점 문화센터나 관심 분야의 강좌를 들을 수 있는 아카데미와 강습 등도 인기.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거나, 네일 케어, 피부 관리를 받기도 한다. 오피스가에 자리한 피부과와 에스테틱에서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샌드위치 등 간단한 요깃거리와 더불어 마사지나 피부 스케일링을 받을 수 있는 패키지도 구비해 놓고 있다. 이는 릴랙스 효과도 겸하고 있어 오전 업무로 인한 긴장을 완화시키고 오후 시간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장점도 있다.

점심시간을 제대로 활용하고 싶다면 이동 시간과 거리가 짧은 곳을 택해 일주일에 2~3회 정도의 무리하지 않는 일정으로 계획해야 한다. 또 프로그램과 참여와 동시에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회사 밖의 다양한 인맥을 형성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PART 3 - 인생을 바꾸는 기록의 기술

수첩과 다이어리 등 일상의 기록은 인생의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과 같다. 따라서 하루하루를 계획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있어 소중한 것을 찾고 인생의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장기적인 목표 아래 월간 계획과 주간계획을 기록하고 그 후 일간 계획을 세우도록 한다. 일간 계획은 우선순위에 따라 작성하고 실천한다. 기록을 중시하는 이들 사이에 잘 알려진 프랭클린 플래너는 포츈지 선정 세계 500대 기업 중 430개 기업이 사용하고 있으며 전 세계 3천만 명의 사용자들이 해마다 90%이상 재 구매를 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특별한 다이어리. 한국에서도 대기업 상위 10개 사중에 7개 사가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비전과 사명을 작성하라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매달 업무 리스트를 적어라

장기적인 목표를 글로 남겨라. 그리고 매월 새로운 달이 시작되기 전, 대략적인 계획을 세워라. 3년, 5년 후 그 목표는 이뤄진다.

■매일매일 업무에 우선순위를 정하라

필수적인 것, 중요한 것, 선택적인 것을 구분하여 하루의 업무를 기록하라. 소중한 것을 먼저 하는 습관을 길러 주고 당신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준다. 오늘 해야 할 일을 중요성에 따라 A.B.C 로 나누고 그 각각에 대하여 1,2,3 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라.

■ 주간 계획표를 반드시 사용하라

주간 계획표는 반드시 사용하자. 매주 자신의 역할과 목표를 하나씩 이루면서 가장 빨리 변화를 느낄 수 있게 된다.

■ 일일지출을 적어라

개인적인 것과 공적인 비용을 모두 적음으로써 자신도 모르게 낭비되는 지출을 없애고 효율적으로 비용관리를 할 수 있게 한다.

■ 위클리 컴퍼스

한 주간 꼭 해야 할 역할과 목표를 모두 적어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3~4 가지라도 꼭 적고 실천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PART 4 - 시간 활용 도와주는 베스트셀러

1일 30분

후루이치 유키오 지음/이진원 옮김/11,000원/이레

시간 관리 붐을 일으키게 한 베스트셀러. 공부를 하려 해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평범한 이들을 전제로 설명하고 있다. 공부에는 반드시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하루 30분이면 충분하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후루이치 유키오가 시행착오 끝에 습득한 노하우들이 가득하다.

CEO의 하루 경영

김윤경 지음/13500원/김영사

성공신화를 창조한 성취형 리더들의 하루에서 지혜로운 시간관리 전략을 배워본다. 저자는 평범한 사람은 하루 종일 시간에 끌려 다니지만 위대한 리더는 열정으로 하루를 주도한다고 강조한다.

매일 아침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하루를 여는 CEO 스티브 잡스 등 시간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리더 16인이 등장한다. 저자는 이들 16명의 국내외 CEO를 직접, 또는 이메일로 인터뷰하였다.

인생 10년을 바꾸는 하루 10분 습관

이내화 지음/10,000원/팜파스

하루 10분씩을 투자해 나를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그저 하루 10분만 시간을 내어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들을 그대로 따라하면 되는 것이다.

그럼 몇 개월 후 몰라보게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출근 전, 퇴근 전, 잠자기 전에 10분 동안 할 수 있는 일들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아이디어를 키우기 위한 10분 습관과 독서, 협상, 면접 전에 성공하도록 만드는 10분 습관을 소개하고 있다.

1일 15분 활용의 기술

와다 히데키 지음/황미숙 옮김/1,1000원/이스트북스

하고 싶고, 해야 할 것은 많은데, 시간이 부족한 당신의 하루, 정말로 시간이 없는 걸까? 그것은 자신이 하고픈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보통 사람들은 ‘15분쯤이야’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15분’은 무언가 하나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이다. 우리의 하루는 15분이 쌓여 이루어졌으며, 그 하루가 쌓여 우리네 인생을 이루고 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

내 인생을 바꾸는 결정적 10분

진운범 지음/김숙향 옮김/10,000원/두리미디어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짧은 순간에 결정된다. 승진이나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 면접과 이직 등에서 그 시간은 10분을 넘지 않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에게 찾아온 10분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 책은 10분의 시간이 우리의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리고 ‘결정적 10분’을 위해 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기적인 시간술

이토 마코토 지음/이동희 옮김/11,000원/전나무숲

왜 시간관리를 해야 하며, 무엇을 위해 시간의 노하우를 사용할 것인가를 근본적으로 되묻는 책이다. 책에서는 복잡한 다이어리를 다 채우고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난 후에야 본격적으로 시간을 관리할 수 있다는 부담감을 버리라고 강조한다.

당신의 가치를 10배 올리는 시간투자법

카츠마 카즈요 지음/나지윤 옮김/11,800원/말글빛냄

어떻게 하면 황금시간을 만들어 삶의 꿈을 이루고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구체적으로 서술해 놓았다. 적은 시간을 투자해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 어떤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시간투자를 무엇에,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전략적 시간관리

패트릭 포사이스 지음/조영지 옮김/9,000원/비즈니스맵

시간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시간경영비법.

시간 관리의 본질, 체계적인 시간 관리 전략, 시간을 갉아먹는 방해요소 차단하는 법, 숨은 시간 찾아내는 법, 자투리 시간 활용하는 법 등 이제껏 한 번도 시간 관리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 없는 시간관리 초보자를 대상로 했다.

사진 및 자료 제공 / 한국성과향상센터, 김영사, 팜파스, 이스트북스, 두리미디어,

전나무숲, 말글빛냄, 비즈니스맵.

[박연 생활칼럼니스트 / 나하나 리포터 / 이은혜 리포터]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21호(08.03.31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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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 라이프 빌더'라는 좋은 빌더를 개발하신 황병구님께서 기고한 글입니다.
정말 시간관리의 목적이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주옥같은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세월을 아껴야 하는 진짜 이유

- 성공하는 사람들의 시간관리법을 부러워하는 이들에게 -


황병구(한빛누리 본부장, 본지 편집위원)



고지론과 청부론 그리고 시간관리


        우리 모두는 시간과 재물에 있어서 청지기라는 정체성을 부인할 수 없다. 더욱이 각자의 생애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맡기신 공평한 자산인 ‘시간’을 성실하게 관리하는 것은 모든 이들에게 강조해야 마땅하다. 나 역시 여러 기회를 통해 ‘긴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에 우선권을 두어야 하고 그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기준은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맡기신 소명으로부터 견주어야 함을 누누이 배우고, 때론 가르치기도 했다.

        그러나 누구도 시비 걸지 않던 이 자명한 명제 속에, 심각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고 주장한다면 너무 도발적인 것일까? 자문해 보자. 시간을 꼼꼼히 관리하고자 하는 동기가 한정된 시간 안에 더욱 많은 과업을 행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는 마치 재물을 악착같이 모아서 남보란 듯이 부요하게 살고자 하는 것과 유사한 것 아닌가? 혹시 성공을 위해 자기를 철저히 관리하는 프로들에 대한 부러움이 시간관리의 동기는 아니었던가?

        결국 시간이든 재물이든, 심지어 내가 가진 고유의 은사든 그것을 관리하고 계발하고 발휘하는 과정의 끝에는 나 자신의 세속적 성공이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를 돌아보아야 한다. 고지론과 청부론이 그 고유의 건전한 동기를 왜곡하는 이들을 통해 오용되듯, 시간의 청지기라는 고귀한 가치가 성공지향의 세속적 시류에 휘말릴 수도 있다.



알뜰과 검소의 차이


        한때 구호단체의 간사로 일했던 내 아내는 이따금 후배 청년들의 모임에서 ‘검소한 생활양식(Simple life style)’에 대해 강의를 했던 적이 있었다. 아내는 내게도 강의 내용에 대해 이모저모 상의하곤 했었는데, 당시 우리 부부가 흥미롭게 정리했던 대조적인 개념을 소개하고 싶다. 그것은 알뜰과 검소의 차이에 대한 것이었다. 두가지 단어 모두 절약이라는 공통적인 덕목을 내포하고 있지만 그 방향성에서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것이었다.

        알뜰하다는 것은 나 자신의 미래를 대비하고 무언가 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현재의 욕구를 조절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예를 들면 좀더 큰 집으로 이사 가기 위해서 청약상품에 가입한다든지, 유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투잡을 뛰거나 한동안 외식을 줄이는 긴축가계를 운영하는 등의 행위를 수식할 수 있는 단어가 알뜰이다. 절약의 종착점에 있는 사람은 바로 나이며, 절약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것도 나의 업그레이드다.

        반면 검소하다는 것은 알뜰과는 달리, 무언가를 준비한다는 것과는 관계없이 삶 자체가 간소하기에 굳이 절약할 의지를 발휘하지 않아도 가장 적은 비용이 드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물론 가난하거나 궁색하기에 소비력 자체가 아예 없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검소하다는 것은 내게 주어진 몫에서 이미 상당한 부분을 의미있게 나누었기에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몫 자체가 적은 상태라는 것이다. 이는 많이 벌어서 기부를 많이 하기에 자신을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지출을 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삶 자체가 성공지향적이지 않고 나눔지향적이기 때문에 돈벌이에 투자되는 시간과 노력보다 주변을 돌보는 부분에 나누어지는 시간과 노력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

        우리 부부는 알뜰한 삶은 결코 심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알뜰한 삶은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한 더 복잡한 가격비교와 조건비교가 동원되는 삶이며, 미래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일분일초도 허비해서는 안되는 빡빡하고 복잡한 삶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했다. 한편 만일 우리의 삶이 진정 심플해져서 하나님이 허락하신 목적에 집중하는 삶을 살게 된다면, 이는 자연스럽게 검소한 삶이 되며, 나의 소유에 연연해하기보다는 세상의 필요에 함께 공감하는 삶으로서 하나님의 기준에서는 훨씬 더 건강한 삶이라는 나름의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시간은 결코 관리되지 않는다


        우리가 시간을 내게 되는 기준은 바로 자기 가치관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자기의 세계관과도 맞닿아 있다. 내일 중요한 시험을 앞둔 남자 대학생이 오늘 만나지 않으면 헤어질지도 모르는 여자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비단 이런 경우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우리는 어떤 이와의 만남은 선약을 핑계로 미루고 싶고 어떤 이와의 만남은 선약을 취소하고라도 달려나가고 싶다.

        시간은 결코 관리되지 않는다. 시간은 독립적으로 흘러간다. 시간은 4차원 시공간계에서 하나의 절대축이고 여기서 우리 삶의 흐름은 종속변수이다. 다만 관리되는 것은 우리의 행태와 선택이다. 그리고 우리의 행태와 선택을 좌우하는 것이 마치 우리의 지적 판단이나 의지인 듯 싶지만, 기실 따져보면 우리의 숨은 감정이나 욕구일 때가 더 많다. 재정과 유사하게 시간에 대해서도 알뜰과 검소의 잣대를 적용할 수 있다. 어떤 이들은 미래의 성공을 위해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려고 주어진 시간을 쪼개 쓰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지만, 어떤 이들은 이미 많은 시간을 의미있는 곳에 나누었기에 남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야만 한다. 우리는 어떤 부류의 사람들인가?

        자신을 잘 관리하기 위해 시간관리강의를 듣거나 프랭클린플래너 등을 만지작거리기 전에 해야할 일은 명료하다. 우리의 숨은 감정과 욕구, 그리고 정직한 동기에 대해 점검하는 것이다. 혹 불순한 동기에도 불구하고 세속적으로 성공하는 이들을 향한 시샘과 경쟁심으로 조밀한 시간관리의 바다로 뛰어든다면 아마 그 삶은 더욱 복잡해지고 본래의 질서를 잃게 되어서 시간관리를 중도포기하거나 혹 계속하더라도 시간의 노예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세월을 아껴야 하는 이유


        말씀에 기록된 바대로 때가 악하기 때문이다. 결코 우리의 삶이 유한하기 때문도 아니요 그러기에 효율적인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도 아니다. 우리는 영원한 삶에 맞닿아 있기 때문에 이 땅에서의 삶으로 승부를 보는 사람들이 아니다. 하나님은 이 땅에서도 영원한 삶을 맛보라고 하셨지 영원한 삶을 준비하기 위해 치열하게 시간을 쪼개 쓰라고 하시지 않으셨다. 때가 악하기에, 즉 우리로 영원한 삶을 바라보지 못하게 하고 이 땅에서의 나 자신의 성취와 야심에 집중하게만 만드는 너무도 많은 공격들이 있기에 우리는 세월을 알뜰하게 아끼지 말고 검소하게 아껴야 한다.

        세월을 아끼는 데에 발휘해야 하는 지혜는, 하루를 계산하고 자투리 시간을 배분해서 일주일, 한달, 일년을 짜임새 있게 구성하는 알뜰한 기술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시간들을 어떤 이웃들과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내게 어떤 희생과 헌신의 대가가 따라오는지 계수하는 검소한 지혜이다. 그리고 그 대가를 기쁘게 치르기로 기꺼이 순종하는 심플한 용기이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조심하여, 지혜롭지 못한 사람처럼 하지 말고 지혜로운 사람처럼 하십시오. 세월을 아끼십시오. 때가 악합니다.” (엡5:15~16, 공동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