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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14 새해 결심 프로젝트
《12월 28일일. 한 해의 문이 곧 닫히려 합니다.

누군가는 꿈에 부풀어,누군가는 답답한 마음으로 맞이했을 2007년.

4일 뒤면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뒤로하고 365일,8760시간,52만5600분,3153만6000초가 지나가게 됩니다.

당신은 이 시간을 어떻게 보냈나요. 처음과 끝이 꼭 같은 사람은 없을 테지요.

부푼 꿈이 더 큰 꿈으로 연결되는 행운을 누렸습니까?

꿈이 좌절로 이어졌습니까? 절망 속에서 출발했지만 희망의 씨앗을 보았습니까?

어떤 시간이었든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산다는 건 언제나 위대한 것이니까요.

2008년을 어떤 순간으로 가득 채우시겠습니까.

신년 계획을 짜고,노력을 하다 좌절감을 맛본 뒤 그럭저럭 사는 인생을 반복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실천하기 힘든 거창한 계획을 세우거나,선언을 한다고 목표는 이뤄지지 않습니다.

주도면밀한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 건 비단 전쟁터에서만은 아니겠지요.

계획을 세워도 매번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나기 일쑤인 당신,어차피 작심삼일(作心三日)일 터이니 계획조차 세우지 않는 당신.

동아일보 위크엔드와 함께 삶의 전쟁터에서 이길 전략과 전술을 배워볼까요.

‘새해 결심 프로젝트’입니다.》

촬영 : 박영대 기자

2008 무자년 ‘작심 365일’ 성공법

○ 이들처럼 계획을 짜자

무언가를 계획하고 실천하는 일은 시간을 관리하는 일이다. 누구나 늘 바쁘다. 시간을 관리하지 않으면 항상 바쁘면서도 남는 게 없는 일상이 반복되게 마련이다.

국내외엔 시간 관리의 대가들이 적지 않다.

미국 방문판매 화장품 회사 ‘메리케이’의 창업자인 메리케이 애시 회장. 세 아이의 엄마인 그는 퇴근 전 다음 날 할 일 6가지를 적고 순위를 매긴다. 다음 날 중요한 일부터 처리하는 것은 물론이다. 다른 사람에게 맡겨도 되는 일에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남편의 와이셔츠를 직접 다려야 사랑을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세탁소에 빨랫감을 맡긴다. 가족이 일어나기 전에 해야 할 일을 하나 정도 끝내기 위해 ‘새벽 5시 클럽’을 만들어 남보다 빨리 하루를 시작한다.

한국판 ‘메리케이 애시’도 많다.

전국에 300개 지점이 있는 ‘석봉 토스트’의 김석봉 사장은 용접공, 공사장 노동자, 웨딩 촬영기사, 길거리 과일 노점상, 세차장 직원, 정비공장 직원 등을 거쳤다. 하지만 현재는 연봉 2억 원대의 최고경영자(CEO)다.

김 사장은 전국의 가맹점 점주들에게 직접 만든 소스를 공급하고, 삼성 포스코 아모레퍼시픽 코오롱 등 대기업과 대학에 성공 스토리 및 서비스 정신 강연을 다니느라 바쁘다. 하지만 그는 4명의 자녀와 영화를 보거나 책을 집필하는 등 ‘충분한 여가’를 즐기고 있다. 비결은 체계적인 메모에 있다.

“평생 바쁘게 살지 않은 적이 없었죠. 1년을 돌아보면 내가 뭘 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 거예요. 마치 시간을 도둑맞은 듯한 느낌이 들어 2001년부터 나의 하루 24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기록해 보자는 생각으로 다이어리를 체계적으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이전에도 일기장, 다이어리, 쪽지 등에 열심히 기록했다. 수많은 정보가 여기저기 널려 있어 쪽지 하나를 찾으려 해도 1주일이 걸리기 일쑤였다. 이 같은 혼란을 쓸어내기 위해 모든 정보를 하나의 다이어리에 담기 시작했다.

그는 하루 일과를 A, B, C 세 단계로 나눴다. A는 즉시 시행해야 할 일, B는 여차하면 미룰 수 있는 일, C는 남에게 부탁해도 될 일이다.

‘10시 전국 가맹점 점주들과 미팅’은 A다. 회의 중 ‘다음 달 기업체 강연’ 연락이 오면 B로 분류한다. 미래의 일이기 때문이다. 주말에 있을 지인의 자녀 결혼식은 C로 표기한다. 만일 시간이 없으면 화환이라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어리의 왼쪽에 일정과 A, B, C 분류 알파벳이 빼곡히 적혀 있다면 오른쪽에는 시간대별 한 일이 기록되어 있다.

그는 일과를 마친 뒤 잠자리에서 시간대별 기록을 보며 하루를 돌아본다. 김 사장은 “다이어리를 쓰면서 놀란 건 꿈도 명예도 돈도 다 시간 안에 있었다는 깨달음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코카콜라보틀링에서 인사담당 상무로 근무하다 라이프컨설팅 코치로 활동하는 이혜숙 씨는 연말마다 다이어리를 들여다보며 ‘나에게 일어난 10대 뉴스’를 선정한다.

그녀는 “‘나에게 영향을 준 10명’, ‘연말에 내게 줄 10대 선물’ 등을 뽑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한 해를 반성해야 새해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촬영 : 박영대 기자

공병호경영연구소 공병호 소장은 오전 3, 4시 무렵에 하루를 시작해 오후 10시면 마감한다. 밤잠이 많고 새벽잠이 없는 자신의 생체 리듬에 맞게 업무를 조정했다.

그는 하루를 설계할 때도 비슷한 업무끼리 묶어 오전과 오후로 나눠 처리한다. 일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방식이다.

공 소장은 새벽에는 주로 책을 집필하고, 오전에는 신문이나 방송에 기고할 글을 쓰고, 오후에는 인터뷰나 강연 등 대외 활동으로 보낸다.

택배나 퀵 서비스 등 예상치 못한 방문객으로 인해 일의 흐름이 끊길까 봐 집 앞에 ‘택배, 퀵 서비스 배달물품은 무조건 경비실에 맡겨 달라’는 메모를 붙여 놓았다.

그는 3개의 다이어리를 관리한다. 매일의 일을 기록하는 수첩형 다이어리, 한 달을 계획하는 노트형 다이어리, 1주일을 계획하는 A4 용지가 있다. 그는 “하루하루를 계획적으로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주일, 월간 계획을 시각화하는 게 좋다”며 “두뇌는 시각자료를 잘 처리하기 때문에 한 달이나 일주일의 중요한 일을 한눈에 들여다보면 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안하기 계획에 성공하려면

새해 계획 중 빠지지 않는 게 금연, 금주, 단(斷)도박이다. 대부분 습관화되어서 웬만해서는 끊기 힘든 일이기도 하다. 연초에 굳게 결심하더라도 1년에 서너 번씩 ‘이번에는 정말 끊겠다’는 선언을 반복하거나 결국은 포기하고 마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직장인 박찬성(37) 씨가 그런 경우다. 박 씨는 매년 초, 자신의 생일, 아내의 생일, 결혼기념일에 금연을 선언한다. 금연선언을 하면서도 짧으면 일주일, 길면 세 달 안에 다시 흡연하게 되리라는 걸 안다. 금연을 선언할 때마다 아내는 “이번에는 얼마나 가나 보자”면서 날짜를 센다.

이런 경우 가족, 특히 자녀의 도움을 받는 게 가장 좋다. 가톨릭대 의대 성가병원 정신과 김대진 교수는 “자녀가 ‘아빠가 담배를 끊으면 나는 TV를 보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경우 아버지가 금연에 성공하는 사례가 많다”고 소개했다.

가족 사진을 회사 책상에 붙여 놓고 자녀와 약속을 끊임없이 떠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국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 씨는 “친한 친구, 연인, 가족으로부터 ‘할 수 있다’는 격려를 받을 때 일을 추진할 의욕을 쉽게 얻는다”고 말했다.

스스로 의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대차대조표’를 작성해 보자.

음주가 과한 사람이라면 △술을 마셨을 때 좋은 점 △술을 마셨을 때 나쁜 점 △술을 끊었을 때 좋은 점 △술을 끊었을 때 나쁜 점을 종이에 적어 보는 일이다. 술을 마시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기분이 좋지만 건강에는 해롭다.

술을 끊었을 때는 가족이 좋아하고 건강에는 좋지만 술친구를 잃고 습관을 바꾸기 어려워 스트레스를 받는다. 4가지 요소를 살펴본 뒤 스스로에게 유리한 행동을 결정하면 된다. 이런 용지는 TV나 책상 등 늘 눈길이 가는 곳에 붙여두면 좋다.

만일 자신의 의지로 행동을 통제하기 힘들 정도라면 전문가를 찾아가 약물치료와 함께 중독 현상에서 헤어나오겠다는 의지를 일깨워 주는 인지행동치료를 함께 받는 게 좋다.

○ 결심 프로젝트 가장 큰 적은 포기

‘결심 프로젝트’의 가장 큰 적은 포기다. 장기 계획을 세우고 100% 완성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결국 성공하는 사람은 실패해도 다시 추진하는 사람들이다.

영어강사 이보영 씨는 영어공부를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영어 실력은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으므로 길게 공부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서 “공부 과정에서 정체기와 회의기가 생기게 마련이란 걸 알고 이럴 때 포기하지 않도록 하자”고 말했다.

작심삼일이라고 하지만 3일에 한 번씩 결심하면 어쨌든 공부를 지속하게 된다는 역설도 가능하다.

공 소장은 “시간관리를 잘하는 편인 나도 100이라는 목표를 세워 50만 달성할 때가 많다”며 “중간만큼 한 사람은 하나도 안 한 사람보다는 잘 한 사람이기 때문에 스스로 자축하곤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신과의사 크리스 라반 씨는 저서 ‘심리학의 즐거움’에서 “무슨 일을 할 의욕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실행해 보라”면서 “불과 1주일이라도 학원을 다니면 계획했던 일이 의외로 쉬운 과정이라는 걸 알게 돼 다음에 다시 도전하기 쉽다”고 말했다.

글=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