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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08 수제 다이러리 북 바인더스디자인 1
그곳에 가면 ‘특별한 선물’이 있다
인테리어숍·패션숍·화랑·공방 모여있는 삼청동 길 앤티크 소품·액세서리 많아
신사동 가로수 길 상점엔 유럽·일본 등지서 가져온 수입품 눈길 끌어
  • ◇‘이그젝시스 드 스틸 아이’의 펠트 눈사람.(왼쪽)
     연말은 선물의 계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선물 고민도 깊어진다. 뻔한 선물을 주는 건 왠지 단체 문자로 안부 메시지 보내는 것처럼 성의 없어 보인다. 뭐 특별한 선물이 없을까. 이럴 땐 삼청동 길이나 신사동 가로수 길을 찾아보자. 획일적인 콘크리트 빌딩으로 도배된 서울에서 독창적인 거리 문화를 간직한 몇 안 되는 곳으로, 개성 만점인 상품을 파는 가게가 즐비하다. 여기서 선물을 고른다면 받는 이도 기쁘고, 주는 이도 센스 있는 선물 감각을 인정받으니 일석이조다. 멋진 거리와 예쁜 상점을 구경하는 건 덤이다. 

    # 정감 있는 한옥 분위기의 삼청동 길

    경복궁 옆 동십자각에서 삼청공원까지 이어지는 삼청동 길은 이제 전국적인 명소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나 연말에는 찾는 이들이 더 많아진다. 워낙 유명하다 보니 주말마다 좁은 인도는 사람들로 꽉 차고 2차선 도로는 자동차로 넘친다. 너무 ‘떠 버린 곳’이라 좀 아쉽지만, 평일에는 아직도 한적하고 정감이 넘친다.

    삼청동 길의 매력은 아무래도 낡은 듯 세련된 거리 풍경이 아닐까. 감성을 자극하는 다양한 인테리어숍과 패션숍이 모여 있고 화랑과 서점, 카페들도 그 사이사이 자리잡고 있다. 유행을 타지 않는 앤티크(고풍스러운 분위기) 소품과 독특한 액세서리들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것들이다. 희소성에 비해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은 점도 장점이다.

    그래서 이 길은 데이트를 즐기는 20대부터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 40, 50대 중장년층까지 아우른다. 이대 앞이나 강남, 홍대 주변 등 크리스마스 선물의 종류가 훨씬 많은 상권이 있음에도 사람들이 삼청동 길을 찾는 이유다.
    ◇‘고호’의 루돌프 오너먼트.
    앤티크 전문매장 고호(02-720-7672)는 털실을 이용한 크리스마스 장식 용품들을 판매한다. 대나무나 철사로 만든 뼈대에 형형색색의 털실을 감아 만든 오너먼트(ornament, 트리 장신구)와 크리스마스 볼, 리스(Wreath, 원형 모양 화관)등 종류가 다양하다. 트리 장식용이 아닌 선물용이나 휴대전화 액세서리로도 훌륭하다.

    패션 멀티숍 MIA MONGER(02-725-4960)은 주로 독일·영국 등 유럽산 트리 장식품을 진열했다. 오르골 오너먼트를 비롯해 눈사람· 산타클로스 등 각종 패브릭(직물 제품) 인형을 볼 수 있다. 이 가게는 유럽 현지에서 물건을 직접 구해 온다.

    삼청동 일대가 화랑과 공방이 모여 있는 예술공간인 만큼 아트도자기도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젊은 층은 주로 가격이 저렴한 머그잔을, 40∼50대는 10만원 대 이상의 아트 도자기를 찾는다. 특히 경복궁을 방문한 미국·일본 관광객도 주요 고객이다. 도예점 보인행(02-738-2022)을 운영하는 김은경씨는 “연말을 맞아 선물용 도자기를 찾는 문의가 늘었다”며 “예술성을 강조한 삼청동 도자기는 인사동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길 초입에 있는 디자인 문구점 밀리미터밀리그램(02-730-1520)은 톡톡 튀는 디자인의 다이어리, 크리스마스 카드 등을 선보인다. 플라워 아트숍인 메리앤 매리(02-738-5515)는 ‘크리스마스 꽃’으로 불리는 포인세티아를 활용한 각종 소품을 내놨다.
    ◇‘보인행’ 에 전시된 크리스마스 선물용 도자기세트.

    # 유럽 스타일의 신사동 가로수 길

    ‘강남의 삼청동’이라 불리는 신사동 가로수 길도 스타일리시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기 좋은 곳이다. 압구정동 현대고 맞은편에서 신사동 신사역 부근까지 이어지는 700m의 2차로 사이로 각종 앤티크숍과 인테리어점, 카페들이 늘어서 있다.

    저마다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가게 외관이 눈길을 붙잡는다. 길 양편에 은행나무가 있어 가로수길이라 불리는데, 전체적으로 유럽 어느 도시의 골목 하나 옮겨놓은 느낌이다. 이를테면 삼청동 길이 정갈한 한옥풍이라면 가로수 길은 유럽 빈티지 스타일이다.

    가로수 길 상점들의 물건 역시 여기서만 구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유럽이나 일본 등지에서 들여온 수입품이 주류를 이룬다. 패브릭 전문점 이그젝시스 드 스틸 아이(02-518-6960)는 해마다 크리스마스용 아이템을 직접 제작해 선보인다. 올해는 리넨, 펠트 등 각종 섬유로 다양한 액세서리를 만들었다. 패브릭 특유의 밝고 따뜻한 느낌이 한겨울과 잘 어울린다. 매장 관계자에 따르면 연말 선물용이나 트리 장식용으로 찾는 손님이 많다고 한다. 특히 펠트로 만든 눈사람 오너먼트와 퀼트 제품, 크리스마스 카드의 반응이 좋다.
    ◇‘북바인더스디자인’의 수제 다이어리.
    북바인더스디자인(02-516-1155)은 스웨덴에서 수입한 친환경 다이어리를 선보인다. 천연 섬유를 소재로 일일이 수작업을 거쳤다. 심플하고 대담한 색감이 특징이다. 사이즈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이 매장 디자이너 우진화씨는 “부담 없이 주고받기 좋은 선물이 바로 다이어리 제품”이라며 “평범한 다이어리 대신 좀 더 특별한 걸 원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한다.

    일본산 식기류와 스카프 등을 취급하는 갤러리 아리아케(02-543-5651)에선 스카프와 손수건이 인기다. 주변에 회사가 많아 주로 직장인들이 선물용으로 찾는다. 유명 제품을 백화점보다 30∼50% 싸게 판다.

    앤티크 가구점 체롭스(02-548-0564)에선 연말 분위기에 어울리는 조명기구가 잘 나간다. 돼지 오줌보로 갓을 만든 1920년대 영국산 스탠드부터 각종 트리 조명까지 갖추고 있다. 주로 중장년층이 선물용이나 수집용으로 사 간다고 한다.

    글·사진=이성대 기자 karis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