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 Made 다이어리

다이어리 정보/Market Research 2008. 7. 18. 15:31 posted by peter's net
내 손으로 만든 다이어리 하나…개성 만점 ‘북아트’

쓰다 남은 노트, 오래된 책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예술가들이 있다. 미술 전공자도 아닌 이들이 새로 만들어낸 책들엔 힘이 있다. 2007년 새해를 맞아 다이어리와 앨범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알아두면 유용한 인터넷 사이트까지 조목조목 짚었다.

북*나*만 회원들과의 만남
북아트는 문학과 미술이 결합된 모든 형태의 예술을 말한다. 간혹 미술관에서 열리는 북아트 전시회를 떠올리며 어렵게 생각할 수 있지만, 쉽게 생각하면 아끼는 책 커버를 조금 새롭게 커버링 하는 것도 북아트의 한 예다.

남들보다 유독 손재주가 뛰어나거나 책을 좋아하는 건 아니었다. “쓰다만 노트들이 집에 쌓이기 시작하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제본하기 시작한 게 계기였어요” 민현주씨(27)는 북아트와의 만남을 이렇게 말한다. 디자인 일을 하다보니 직업상 쉽게 북아트를 접할 수 있었다는 이재은씨(27), 가까운 지인들에게 사진 앨범을 직접 만들어 주며 시작한 권춘구씨(33), 처음에는 취미로 배우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푹 빠져 한국 북아트 협회에서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김지영씨(28), 책 만들기를 공유하고 싶어 네이버에서 ‘북*나*만’를 운영 중인 이충훈씨(27). 이 다섯 사람은 네이버 북아트 카페 ‘북*나*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이다.

그동안 만들었던 북아트 작품들을 구경해보니, 작품 스타일은 제각각 다르다. 현주씨는 여성스럽고 귀여운 작업에 관심이 많다. 재은씨는 독특한 문양과 폼폼 소재를 좋아한다. 지영씨는 전문적으로 고급과정을 거친 만큼 다양한 염색기법이나 수제 종이로 손맛을 살린 점이 특징. 춘구씨는 바인더 제본으로 깔끔하게 제작한다. 충훈씨는 일러스트가 들어간 책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북아트가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인터넷에서 재료도 값싸게 구입할 수 있고 동영상 자료도 많아 쉽게 접할 수 있거든요. 내 손으로 만든 다이어리나 노트를 받고 기뻐하는 사람을 보면 정말 만족스러워요. 그게 단순히 공책이든 예술품이든 상관없잖아요”

D.I.Y > 1 따뜻한 패브릭으로 옷을 입혔어요
가늠끈 장식 포인트 다이어리

재료
연분홍색 속지 20×15cm 54장, 진보라색 마감속지 엠보싱 20×15cm 2장, 패브릭 커버 25×20cm 1장, 앨범지 16×6cm 1장, 보드지(두께2mm) 30×20cm 1장, 제본실, 헤어밴드 10cm, 가늠끈(북마크) 32cm, 은장 코너장식 4개, 꽃모양 가늠끈 장식 1개, 거즈 15×5cm, 도구(커터칼, 가위, 풀, 붓, 제본바늘, 송곳, 집게, 망치)

다이어리 만들기

1 속지는 세장씩 반으로 접고 모서리 부분 양 끝을 기준으로 1cm, 2cm, 3cm 간격으로 칼집을 내준다. 잘 뚫리지 않거나 종이가 밀릴 경우 송곳을 이용해 꼼꼼히 작업한다.
2 제본실을 제본바늘에 꿰어 다이어리 맨 밑장부터 재본 해 나가는데 사진을 기준으로 왼쪽 바깥쪽 구멍으로 넣어 아래쪽으로 빼고 오른쪽 구멍을 따라 박음질 한다. 시작할 때 매듭은 짓지 않고 5cm정도 실을 남겨둔다.
3 세장씩 접어둔 다음 속지를 이어 나갈 때는 실로 고리 모양을 만들어 바늘을 통과 시킨 후 매듭을 지어 이어나간다. 실을 팽팽하게 잡아 당겨가며 만들어야 깔끔한 모양을 만들 수 있다.
4 마지막장 실 재본 후에는 매듭을 두 번 지어 마무리하면 완성. 실 재본 작업 시 집게를 이용해 속지 양끝을 잡아주면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다.

5 책등의 틈새를 메운다는 느낌으로 풀을 꼼꼼히 발라주고 책등의 길이 보다 약간 짧게 자른 가재를 잘라 붙인다. 남는 부분은 가위로 잘라낸다.
6 풀로 책등 아래쪽 5cm정도 안쪽부터 가늠끈을 붙이고 아래쪽에 장식 고리를 매듭지어 달아준다. 다음 헤드밴드를 책등 너비길이 만큼 잘라 양끝에 걸치도록 꼼꼼히 붙인다.
7 책의 커버가 될 보드지는 책 속지보다 3mm정도 크게 3조각으로 재단한다. 단 책등 두께 사이즈는 똑같이 재단한다. 3조각의 보드지를 앨범지에 5mm씩 간격을 띄워 풀로 연결하고 아래위에 남는 부분은 잘라낸다.
8 연결한 보드지 윗면 전체에 풀을 바르고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유의하며 커버를 붙인다.

9 폴더를 이용해 보드지의 틈새를 꼼꼼히 눌러가며 커버를 붙인다. 검정바탕의 하트 무늬가 돋보이는 따뜻한 느낌의 패브릭 표지. 30×50cm 2천5백원, 부키아트.
10 커버 안쪽 보드지 모서리 부분은 세모꼴로 가위집을 낸다. 책 등 아래쪽 네 부분도 세모꼴로 가위집을 내고 풀을 발라 안쪽으로 접어 붙인다.
11 ⑥에서 완성시킨 속지 첫 장과 마지막 장 위·아래 부분의 끝 지점에서 안쪽으로 1cm되는 지점에서 책등을 따라 사선으로 가위질을 해준다.
12 속지의 겉장과 책등에 꼼꼼하게 풀을 발라 커버에 잘 붙인다. 마감속지는 70%정도만 풀을 발라 커버 안쪽과 접히는 부분까지 완전히 가려지도록 붙인다. 마지막으로 커버 네 모서리에 코너 장식을 망치로 두들겨 달아 마무리.

D.I.Y > 2 180도로 펼쳐지는 매력이 있다
노출 바인딩 기법을 이용한 앨범

재료
크레프트색 속지 25.7×18cm(16절) 10장, 다크그레이색 속지 25.7×18cm(16절) 10장, 보드지(두께 2mm) 13×9.5cm 2장, 인조가죽 커버 18×15cm 2장, 진갈색 제본실, 광택 가죽끈 21cm, 도구(풀, 송곳, 종이테이프, 커터칼, 제본바늘, 폴더, 가위)

앨범 만들기

1 속지는 가로와 세로를 한 번씩 반으로 접고 하단 가운데 접힌 부분 중심을 기준으로 1cm씩 선을 그어 자른다. 다음 양쪽 안쪽 2cm에 사각형을 그려 도려낸다. 도려낸 사각형 테두리 윗면을 제외한 세 모서리에 풀을 발라 붓으로 잘 편 후 아래쪽으로 접는다. 위쪽은 사진을 넣어야 함으로 풀이 묻지 않도록 주의. 20장 모두 같은 방법으로 작업한다.
2 작업한 속지는 옆면이 잘리지 않은 부분으로 모아 잡아 2.5cm간격으로 펜끝을 이용해 표시를 낸다.
3 속지를 펼쳐 표시된 부분은 송곳으로 꼼꼼히 구멍을 뚫는다.
4 크레프트색과 다크그레이색 한 장씩 번갈아 속지를 모은다. 가죽끈은 7cm길이로 잘라 표시된 부분 위쪽으로 종이테잎을 이용해 고정시킨다. 다음 양끝 1cm부분에 커터칼을 이용해 칼집을 낸다.

5 제본바늘에 제본실을 꿰어 제본을 시작한다. 칼집을 낸 왼쪽 끝 첫 구멍 바깥쪽으로 실을 통과시킨다. 매듭을 짓지 않으며 완전히 당기지 말고 5cm정도 여유를 남긴다.
6 안쪽을 펼쳐 다음 구멍을 통해 바깥쪽으로 실을 빼는데 첫 번째 가죽끈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빠져나오도록 한다. 다음 그 가죽끈을 감싸며 같은 구멍으로 다시 한 번 통과시킨다.
7 제본실이 두 번째 가죽끈 오른쪽을 통과해 끈을 감싸며 같은 구멍으로 다시 한번 들어가려는 모양. 같은 방법으로 세 번째 가죽끈도 작업. 마지막 구멍바깥으로 실이 나온 후에는 다음 속지 끝 구멍 바깥쪽에 바늘을 넣어 이어간다. 두 번째 단 끝에서는 처음에 5cm정도 남겨둔 실과 매듭 지어주고 셋째 단 끝부터는 매번 단이 끝날 때마다 매듭지어가며 제본해 완성한다.
8 겉 커버로 자른 보드지 위에 하트 모양으로 자른 보드지를 풀로 잘 붙인다. 다음 가죽 커버를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9 하트 무늬를 붙인 면 위쪽에 풀을 꼼꼼히 발라 가죽커버 안쪽에 붙이고 폴더를 이용해 하트 무늬 테두리를 눌러 모양을 살린다. 워싱처리로 빈티지 느낌을 살린 인조가죽커버. 30×45cm 4천원, 부키아트.
10 보드지 코너 부분은 가위를 이용해 잘라준다. 다음 붓을 이용해 꼼꼼히 풀칠을 해주고 안쪽으로 붙인다. 뒤표지가 될 보드지와 가죽커버도 같은 방법으로 작업한다.
11 ⑦에서 완성한 속지 바깥면에 풀을 꼼꼼히 바르고 반으로 접은 마감속지를 잘 맞춰 붙인다. 엠보싱 처리된 핑크색 마감속지 25.7×18cm 10장 1천2백원, 부키아트.
12 마감속지와 표지를 풀로 잘 이어준 뒤 코너장식으로 장식하면 완성. 북프레스로 눌러주거나 무거운 물건으로 하루정도 눌러주면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

PLUS + 알아두자! 유용한 북아트 관련 사이트

부키아트(www.bookyart.com)
인터넷을 통해 저렴하고 간편하게 재료를 구입할 수 있는 재료샵 부키아트. 북아트에 생소한 이들을 위해 동영상 강의와 이미지 자료를 수시로 업데이트 해 제공하고 있다. 사이트 작품 전시관에 이번 2006 서울 컬렉션 이기오 패션쇼에 ‘북아트와 패션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참가한 작품 사진들도 눈에 띈다.

북*나*만(cafe.naver.com/handmadebook)
네이버에서 가장 활성화 된 북아트 카페 ‘북*나*만’은 나만의 책과 노트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의 동호회. 아마추어 인들이 중심이 된 모임으로 소소한 재료 구입이나 기초적인 북아트 고민까지 함께 나눌 수 있는 곳이다.

민지수의 북아트(www.bookatelier.com)
북아트 전문 강사 민지수씨의 홈페이지로 강의일정과 북아트 주문 제작 문의 요령이 소개 되어 있다. 이외에도 작업실 스터디 노트에 눈여겨 볼만한 고급 기법 들이 소개되어 있으니 놓치지 말 것. 국내외 북아트 관련 사이트들이 링크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



장진경(
www.canvaspage.com)
북아티스트 장진경씨의 홈페이지로 컬러감이 돋보이는 그녀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갤러리에 수준 높은 1백가지가 넘는 작품이 소개되어 있어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유림의 북아트(www.bookart.net)
영국 런던 예술 대학교를 졸업한 유림의 독특한 북 갤러리. 천연가죽, 오래된 활자 등을 활용한 그녀만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각종 매체를 통한 인터뷰 기사를 홈페이지에 올려 두어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해 두었다.

셀통(www.celltong.com)
북아트에 관한 다양한 재료를 한 자리에서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매장. 교보 핫트랙 광화문점과 강남점 문구 코너에 오프라인 매장을 갖추고 있다. 정기적으로 아마추어 북아트 작가를 모집해 사이트 내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도 특징.



세상에서 하나뿐인 책만들기(handmadebook.cyworld.com)
5천여명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북아트 동호회로 커뮤니티 활동이 두드러지는 곳이다. 질문 후 댓글도 빠른 편이며 정모도 종종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추어 회원들의 북아트 작품감상은 물론 여러 북아트 강좌 소개도 볼 수 있다.



밍글러브(club.cyworld.com/minglelove)
북아트 매니아 밍글양이 운영하는 싸이월드 클럽. 북아트 관련 자료와 기본적인 제본, 바인딩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아기자기하고 여성스러운 솜씨를 살려 핸드메이드 다이어리와 수첩, 노트 등도 판매한다. 단, 주문 제작이므로 일주일 정도 소요.

제품 협찬 / 부키아트 (02-6242-4806, www.bookyart.com) 진행 / 정지연 기자 사진 / 원상희

마다 연말이 되면 사람들이 하나씩 챙기는 것이 있다. 1년간 벽에 걸어두고 세월을 읽어나가는 달력과 기억의 한계를 도와주는 다이어리다. 둘 다 비싸지는 않지만 연말 선물로 제값을 한다. 이처럼 요긴한 쓰임새 덕분에 세월의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쓸모 있는’ 물건 자리를 지켜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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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6년에 창립해 올해로 27년째를 맞고 있는 양지사는 수첩과 다이어리 전문업체다. 수첩이나 다이어리를 써본 사람 중 ‘양지사’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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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나 되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양지사의 브랜드 파워를 증명한다.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이유에 대해 이 회사 창업주인 이배구(62) 회장은 “다이어리나 수첩은 연말에 생산이 집중되기 때문에 1년 내내 공장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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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사는 다이어리와 수첩뿐 아니라 각종 노트와 금전출납부 등으로 생산 품목을 다양화했다. 판매처도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으로 확대해 수출을 하고 있기 때문에 1년 내내 공장이 쉴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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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카드회사와 신문사인 미국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뉴욕 타임스의 다이어리도 양지사에서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은 1천5백만 달러(약 1백80억원)로 전체 매출 중 40%에 이른다. 국내 대기업과 주요 금융기관·관공서 등의 다이어리 역시 양지사의 공장에서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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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사는 지난해(2002년 7월∼2003년 6월) 3백70억원 매출에 3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수첩과 공책류만으로 이룬 매출치고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영업이익률도 10.5%에 이를 정도여서 어려운 제조업치고는 괜찮은 수준이다. 꾸준하게 기록하는 것이 다이어리의 강점이듯 양지사 역시 화려함보다는 꾸준한 성장을 계속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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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전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를 회상하면 감회가 남다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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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제품은 물론이고 다이어리라는 말조차 없었어요. 국내에 다이어리를 우리가 맨처음 보급했죠. 그 점에 대해서는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런데 이제 한물가고 있는 사업으로 취급받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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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만들어 얼마나 팔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매출이 3백70억원 정도 된다고 하면 다들 화들짝 놀라죠. 반대로 거래선이나 문구업계에서는 우리 회사가 한 1천억원 정도 파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어요. 둘 다 양지사의 모습이죠. 전자는 수첩이나 다이어리 산업이 이제 한물간 산업이라고 보는 것이고, 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지사의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인정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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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PDA·컴퓨터 등 각종 전자기기가 수첩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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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5년 전부터 사업에 정체가 온 것은 분명해요. 우리 회사도 매출이 감소하지는 않았지만 크게 늘지도 않고 있어요. 그러나 수첩이 없어진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전자수첩이니 PDA니 하는 것은 수첩의 일부 기능만 대신할 뿐입니다. 수첩처럼 간편하고 손쉽게 기록할 수 있는 도구는 아직 없습니다. 전자수첩과 PDA 등은 저장한 것을 불러내는 기능은 뛰어나지만 즉석에서 기록하기에는 불편합니다. 노트북은 아직 수첩에 비해 크기나 무게 등 여러 제약이 있고요. 당분간 수첩의 강점은 유지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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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다이어리가 일상화돼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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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일수록 기록하는 문화가 발달돼 있지요. 당연히 다이어리나 수첩에 대한 수요도 많고요. 양지사가 수출하는 나라도 유럽과 미국·일본·호주 등 선진국에 집중돼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비즈니스로 만나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바로 수첩을 꺼냅니다. 자기가 한 말도 기록하는 사람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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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비중이 높은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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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설립한 이듬해부터 수출하기 시작했어요. 당시에는 국내 수요도 워낙 적었고, 내수에만 의존하면 1년 중 아홉달은 공장을 놀려야 했으니까요. 지금은 수출이 전체 매출의 40% 정도 되지요. 액수로도 종이류 제품 수출 업체 중에는 가장 많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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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연말에 가장 바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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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지금이 가장 바쁠 때죠. 1월만 돼도 국내 시장은 한가해집니다. 그래서 국내 시장만 보고 사업하면 다이어리 업체가 살아남기 힘들다는 겁니다. 연말에는 사람도 모라자고 공장도 모자라죠. 특히 한국이 더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대기업은 보통 6∼7월에 내년도 다이어리를 주문합니다. 그런데 한국 대기업들은 8월쯤에 계약하자고 하면 다들 ‘미쳤다’고 합니다. 여름도 다 안 갔는데 무슨 소리냐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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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달력 인심이 많이 줄어드는 것 같은데 다이어리도 마찬가지죠? 요새는 어떤 업체가 많이 사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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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기업체의 주문량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최근에는 합병을 통해 몸집이 커진 은행들이 가장 큰 손님이죠. 어떤 시중은행의 경우 올해 주문량이 50만부 정도 되니까요. 한때 대우그룹이 잘 나갈 때 50만부까지 주문한 적이 있었죠. 그게 외환위기 직전인 96년이었습니다. 대우그룹은 창업 이듬해인 77년에도 1만부를 주문했습니다. 당시로선 엄청난 물량이었죠. 90년대 중반에는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주문했고요. 80년대에는 정치인들이 수첩에 자기 얼굴사진 넣고, 쓰고 싶은 말 다 써서 유권자들에게 돌렸습니다. 그때는 그게 불법이 아니었거든요. 선거 홍보용으로 그만한 선물이 없었죠. 박정희 대통령 때는 대통령용 수첩도 특별 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다이어리도 가격 싸움인 것 같은데요. 한국 공장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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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중국과의 가격 경쟁이 매우 힘이 듭니다. 최근 3∼4년간 특히 어려웠고요. 수출도 상당 부분 정체되는 현상을 보였는데 올 들어 상황이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야 해외 고객들이 우리의 품질을 인정하기 시작한 거죠. ‘싼 게 비지떡’이란 말도 있잖아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의 싼 다이어리를 써보니 품질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거죠. 다이어리의 주 수입국가인 선진국의 눈높이를 맞추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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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장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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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장은 일단 그대로 유지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 시장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 공장은 지금처럼 국내 수요와 선진국 수출 물량을 담당하고, 중국에는 중국 수요를 맡을 공장을 지을 예정입니다. 이미 신사업 팀과 TFT를 꾸려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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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업으로 확장할 생각은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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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라도 제대로 해야죠. 양지사가 비록 작지만 수첩 업계에서는 세계적인 회사입니다. 업계에서 우리 회사를 모르는 곳은 아마 없을 겁니다. 저는 우리 회사를 ‘영업이 필요없는 회사’로 만들고 싶어요. 굳이 영업활동 안 하더라도 고객이 사고 싶은 제품을 만들 수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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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말이겠지만 이회장도 다이어리 애호가다. 비서가 있지만 그는 모든 약속과 스케줄을 직접 기록한다. “다이어리를 쓰는 것도 중독현상이 있다”고 말할 정도다. 한번 쓰기 시작하면 더 많이, 더 자주, 더 꼼꼼히 기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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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장은 “우리나라에도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가 꼼꼼히 기록하는 것”이라고 했다. 기업체 사장이나 임원, 그리고 유명한 학자나 전문가들 모두 자신의 스케줄을 수첩에 꼼꼼히 적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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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해서 바빠졌기 때문에 꼼꼼히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꼼꼼히 기록하기 때문에 성공해서 바빠졌다는 얘기다. 또 그렇게 꼼꼼히 기록해야 머리를 기억력의 부담으로부터 해방시켜 창조적인 곳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SHOPPING] 새해 계획 세워볼까 빈칸 많은 널 보니 들뜬다 [중앙일보]
30만원짜리 다이어리도 나와 … 10~20대 여성엔 일러스트 제품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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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시장이 양분되고 있다. 고급스러운 외관, 차별화된 속지를 강조하는 ‘시스템 다이어리’와 감성적인 그림·문구를 곁들인 ‘일러스트 다이어리’다. 다이어리는 짧아도 한 해, 길면 여러 해 속지를 바꿔가며 쓰는 물건이라 자신의 성격과 생활방식을 고려해 신중히 골라야 한다.

◆비싸지고 화려해지는 고급 다이어리=10만원 넘는 다이어리도 있다. 시스템 다이어리는 그만큼 고가화한다. 다이어리 사용층이 두터워지면서 차별화 욕구가 강한 직장인들이 ‘명품 다이어리’를 성공의 징표처럼 여기는 풍조가 생겼다는 것이다.

문구업체 오롬은 국내 최고가인 30만원대 VIP용 다이어리를 선보였다. 천연 송아지 가죽을 쓴 수제품으로 고위 공직자나 기업 경영자들이 주 판촉 대상이다. 거래처 파트너의 됨됨이나 골프 일정 등을 정리하는 ‘CEO 맞춤 속지’를 내장했다. MCM·루이카토즈·닥스 같은 패션업체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자신의 브랜드 색깔을 입힌 다이어리를 출시했다. 11만~18만원선.

고급형 다이어리는 대개 검정·갈색 가죽제품 일색이었지만 근래 색상이 화려해졌다. 한국성과향상센터는 연말 특수를 겨냥해 ‘컬러풀 프랭클린 플래너’를 출시했다. 빨강·노랑·파랑 색깔의 에나멜 표지가 특징이다. 3만~15만원대.

오롬도 올록볼록한 질감의 타조 가죽으로 오렌지·분홍색 다이어리를 만들었다. 7만~15만원대. 오롬의 이정숙 마케팅본부장은 “여성 직장인이 늘면서 고급 다이어리에도 패션 바람이 분다”고 설명했다.

수입 브랜드의 선전도 눈에 띈다. 교보문고 내 문구 코너 ‘핫 트랙스’에선 이탈리아 브랜드 ‘몰스킨’의 판매가 지난해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일부 색상은 품절됐다. ‘120년 역사의 다이어리로 피카소·고흐가 사용했다’는 입소문을 내면서 인기가 올랐다. 종류에 따라 1만~5만원대가 있다. 북바인더스(스웨덴)·타소티(이탈리아) 같은 수제 다이어리도 있다. 2만~4만원대가 보통.

현대백화점의 디자인문구점 ‘디아더스 스토리’ 김동익 대리는 “30, 4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수입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고급스러우면서도 이색적인 디자인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기자기한 재미, 일러스트 다이어리=보기 좋은 그림을 곁들인 일러스트 다이어리는 올해 ‘홍수’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출시량이 많다. 2003년 ‘스노우캣’ 다이어리가 전국적으로 품절 사태를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끈 뒤 업체들이 너도나도 일러스트 다이어리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가격대는 오히려 낮아지는 추세다. 9000~1만3000원 선이면 고급 일러스트 다이어리를 살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매니어층을 형성한 만화 작가들의 일러스트를 활용한 제품이 많다. 하루·루나파크·뻔쩜넷 등의 만화가 다이어리 소재로 활용됐다. 인기 일러스트 작가로는 육심원이 가장 눈에 띈다. 한 홈쇼핑 광고에 활용되면서 그의 일러스트 인지도는 더욱 높아졌다. 육심원의 작품은 일러스트 다이어리 중에서도 가격대가 높은 편으로 1만~4만원대다. 디자인 문구업체 제토이(1만원대 안팎)는 고양이 캐릭터를 내세운 ‘츄츄 다이어리’로 이 업계에 고양이 붐을 일으켰다.

쏟아지는 일러스트 다이어리 속에서 부록을 곁들여 차별화하려는 시도도 있다. 아리데코7321이 선보인 어린 왕자 다이어리(9800원)는 다이어리 이외에 다이어리를 꾸밀 수 있는 알파벳 도장 세트를 끼워 넣었다. 교보문고 내 문구 유통업체 핫트랙스의 마케팅팀 정영은씨는 “여행가방용 이름표, 휴대전화 고리 등을 다이어리에 끼운 제품들이 인기”라며 “작은 것에도 감동하곤 하는 10, 20대 여성의 취향을 노렸다”고 설명했다.

◆다이어리 활용법

1. 계획은 행동 위주로 짜라.

-원대한 목표보다 처리할 약속·행사를 꼼꼼히 기록한다.

2. 우선순위를 정하라.

-당장 할 일, 여유가 생기면 하고싶은 일을 중요도 순으로 늘어놓는다.

3. 곧바로 처리하라.
 
- 중요한 일부터 바로 실천한다.

4. 행동도 기록하라.

-계획뿐만 아니라 실제 활동을 꼼꼼히 기록해 둔다. 행동 방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5. 정기적으로 평가하라.

-1주일 단위로 지난주를 돌아보며 자신의 행동을 평가하고 평가 내용을 기록한다.  


※도움말:오롬

임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