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그가 진정한 리더일 수 밖에 없는 2가지 이유 Heroes

2008/09/05 03:43

복사 http://blog.naver.com/jsk841014/50034923327

'야구의 신'이라 불리우는 남자, 김성근 감독이 드디어 프로야구 통산 1000승을 달성했다.


2007년 SK 와이번스를 맡게 되어 한국으로 돌아온 직후,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과 철저히 이기기 위한 야구 등으로 수많은 화젯거리를 만들어내며,

그로 인해 '십만 안티 대군'을 몰고 다니기도 했던 김성근 감독..


하지만 그는 2006년 6위에 머물렀던 SK 와이번스를

부임 첫해인 2007년, 단숨에 한국 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왜 자신이 '야신'이라 불리우는 지를 확실히 증명해 보였고,

두번째 해인 올해 마저도 다른 7개 팀을 압도하는 전력을 보여주며

향후 몇년 간 '최강 SK'의 독주 체제를 굳혀낸 듯한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그의 야구 방식이나 직설적인 화법을 좋아하지 않던 팬들도

'야신'으로까지 불리우는 그의 실력은 도무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는 모양이고,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서는 인터넷 기사 덧글을 봐도 그를 비난하는 글의 수가 많이 줄어든 모습이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8개 구단 감독들 중에서,

아무래도 팀이 가장 잘나가다 보니(?) 김성근 감독이 최고의 감독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나의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고, 이 생각을 이 글을 읽는 분들께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이 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김성근 감독은 '진정한 리더'로서의 두가지 자질을 가진 인물이라는 것이다.

비록 그의 야구 스타일이나 직설적인 화법에 있어서는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지금부터 쓰여질 김성근 감독의 이 두가지 능력만큼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리더들이 마땅히 본받아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1. 야구에 목숨을 건 남자


예로부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했다.

이 말은 리더의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모범'이라는 것은은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김성근 감독은 이 '모범'이라는 덕목을 어떻게 보면 무서울 정도로 실천해 보이는 리더이다.

야구 팬이라면 김성근 감독이 얼마나 야구에 미쳐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일간 스포츠 김식 기자의 <김성근, 암과 싸워 만든 1000승>이라는 어제 기사를 보면,

98년 쌍방울 감독 시절 암에 걸려 수술을 받은 직후를 회상하며,

 

"생명을 생각하면 무리하면 안됐다.

그러나 야구를 하지 않는 인생은 내게 의미가 없었다.

'내가 목숨을 걸고 때릴테니, 너희들도 죽을 각오로 받아라.'

고 혼잣말을 하며 노크를 쳤다."


라고 말했을 정도로 김성근 감독은 야구에 목숨을 건 사람이다.


이렇게까지 야구에 목숨을 건 감독 밑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이

어떻게 감히 야구 말고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2. "모든 선수는 내 자식."


김성근 감독의 훈련 방식이 혹독하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전지 훈련 때는 자는 시간과 밥 먹는 시간 빼면 전부 훈련 시간이라고 한다.


이렇게 팥쥐 엄마가 콩쥐 부려 먹 듯 살벌하게 훈련을 지시하다 보면,

선수들의 반발심이 꽤 어마어마할 것도 같은데,

김성근 감독의 선수들은 오히려 더 서로 열심히 하려 노력한다고 한다.

아마도 그것이 결국엔 자신들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차갑고 냉정하고 까칠해 보이는 김성근 감독지만,

오래 전 고등학교 감독 시절 제자가 연습하다 휘두른 배트에 맞아 앞니가 모두 부러지고도

스윙 궤적 안에 들어가 있던 자신의 탓이라며 놀란 제자의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다는 일화는

그의 제자들을 아끼는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예다.

이런 마음을 제자들도 결국 알고 감사와 존경심을 느꼈기 때문에 사비를 모아

2002년 김성근 감독의 환갑 잔치를 열어줬던 것이다.


작년 한국 시리즈 우승 후 발간된, 김성근 감독의 리더쉽을 분석한 이데일리 정철우 기자의

<리더 김성근의 9회말 리더십>이라는 책 겉표지를 보면 아주 감동적인 김감독님의 말씀이 적혀 있다.


"내가 잘한 게 있다면 그건 선수들을 남의 자식이라고 생각해보지 않았다는거야.

다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여기까지 왔어. 그러니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있나.

아무리 아파도 걔들 훈련할 땐 빠진 적이 없어. 그러다보면 마음이 통하는 것 같아.

내 마음을 알아준 선수들한테 고맙지."


누구든지 자신을 이렇게 위해 주는 리더가 존재한다면 그를 진심으로 따를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윤길현 사태 당시, 제자의 잘못에 고개 숙여 용서를 구하는 김성근 감독..)



지금까지 김성근 감독이 진정한 리더일 수 밖에 없는 2가지 이유를 살펴 보았다.

사실 이 리더로서의 모범, 아랫 사람들을 위하는 마음 같은 덕목들은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적인 내용들이지만,

그러면서도 가장 실천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벌써 70을 바라보는 연세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것들을

꺼지지 않는 열정과 노력으로 언제나 지켜나가시는 김성근 감독은

정말 이 시대 가장 존경 받아야 할 진정한 리더 중 한 명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