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와 어부

2. Mission & Vision & Core Value/Mission 2008. 7. 21. 20:14 posted by peter's net

얼마전에 읽은 2010 대한민국 트렌드를 읽으면서

재미있는 글이 있어서 소개한다.

 

정말 지혜로운 사람은 누구일까?



한 미국인 관광객이 멕시코의 작은 어촌에 도착했다. 그는 마을의 어부가 잡은 크고 싱싱한 물고기를 보고 감탄했다.


"그거 잡는 데 얼마나 걸렸나요?"


멕시코 어부 왈,

"별로 오래 걸리진 않았어요."


그러자 미국인이 재차 물었다.

"왜 좀더 시간을 들여 물고기를 잡지 않나요? 더 많이 잡을 수 있을 텐데......"


멕시코 어부는 적은 물고기로도 자신과 가족들에는 충분하다고 했다.

"그럼 남는 시간에는 뭐하세요?"

"늦잠 자고, 낚시질 잠깐 하고, 애들이랑 놀고, 마누라하고 낮잠 자고...... 밤에는 마을에 가서 친구들이랑 술 한 잔 합니다. 기타 치고 노래하고...... 아주 바쁘지요."

미국인이 그의 말을 막았다.


"사실 제가 하버드 MBA입니다. 제 말 들어보세요! 당신은 매일 좀더 많은 시간을 들여 낚시질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거에요. 더 많은 수입이 생기고 더 큰 배도 살 수 있겠죠. 큰 배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러면 배를 몇 척 더 살 수 있고, 나중에는 수산회사도 세울 수 있습니다. 당신은 이 조그만 마을을 떠나 멕시코시티나 LA, 아니면 뉴욕으로 이사할 수 있다고요!"

이번엔 어부가 물었다.


"그렇게 되려면 얼마나 걸리죠?"

"20년..., 아니 25년 정도요."


"그 다음에는요?"

"당신 사업이 진짜로 번창했을 때는 주식을 팔아서 백만장자가 되는 거죠!"


"백만장자? 그 다음에는요?"

"그 다음에는 은퇴해서, 바닷가에 있는 작은 마을에 살면서, 늦잠 자고, 아이들이랑 놀고, 낚시질로 소일하고, 낮잠 자고...... 그리고 남는 시간에 술 마시고 친구들이랑 노는 거죠!"



- 2010년 대한민국 트렌드 "느린 삶이 더 좋은 다운시프트" 중에서-

첨부파일
harvard mba.JPG




<하버드 MBA 학생들의 목표성취 기술>


하버드 MBA과정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목표 설정에 관한 연구가 진행된적이 있었다. 재학시절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학생은 전체의 3%였고, 13%목표는 뚜렷했지만, 구체적인 실천계획은 없었다.

재미있는것은 그들의 졸업후 수입이다. 목표와 계획이 뚜렷했던 3%는 나머지 97%의 평균수입의 10배에 달하는 수입을 올리고 있었고 목표만 있던 13%는 나머지보다 평균 2배의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목표와 계획이, 같은 강의실에 앉아있던 사람들의 운명을 바꾸어버린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도도 표지판도 없이 낯선 세계를 여행하듯이 살아간다. 일에 파묻혀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고 삶은 늘 불만족스럽다. 미래는 언제나 막연하고 자신감은 이미 나를 떠난지 오래이다.

IBM, 포드, 제록스, HP등을 담당했던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브레이언 트레이시는‘목표는 막연한 꿈이 아닌 기술’ 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성공하려면 앞에서 조사된 상위 3%의 방식을 따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전하는 목표 달성의 기술을 들여다보자.


1. 기한을 정하지 않은 목표는 총알 없는 총이다.
기한 없는 목표는 탁상공론이다. 기한이 없으면 일을 실행시켜주는 에너지도 발생하지 않는다. 당신의 삶을 불발탄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분명한 기한을 정하라.


2. 독수리가 되고싶다면 독수리떼와 함께 날아라.
늘 교류하는 ‘준거집단’의 선택이 목표달성을 좌우한다. 칠면조 무리에 섞여있으면서 독수리를 꿈꾸지마라. 목표에 걸맞는 사람들과 교류하라.


3. 목표는 긍정문, 현재시제 1인칭
잠재의식은 긍정적인 명령처리와 현재시제에 잘 반응한다. 또한 목표는 개인적이어야한다. 개인적인 동기가 나를 움직이기 때문이다.


4. 목표는 간결해야한다.
목표달성을 이루려는 사람은 여기저기 총알을 퍼붓는 기관총 사수가 되어서는 안된다. 단 한번에 목표물을 날려버리는 저격병이 되어야한다.


5. 성공한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며 살아라.
육체는 신경 에너지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 마음속에 성공을 그리는 행위는 자신의 중앙컴퓨터에 성공을 프로그래밍하는것과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6. 마무리 5%가 성공을 좌우한다.
많은 사람들이 95%까지는 열심히 일하다 막판에 목표달성을 포기한다. 포기하는것도 유혹이다. 마지막 5%가 남았을때 다가오는 포기의 유혹을 이겨내라.


7. 잘못을 인정하라. 그래야 문제를 통제할수 있다.
내가 변하지 않는한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삶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나에게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목표의 주인이 될수 있다. 인정하지 않으면 행동도 할수 없다.


8. 목표달성을 의한 대가를 두려워하지 마라.
성공을 반드시 대가를 요구한다. 성공한 다음 대가를 치르면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 성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는 그때그때 대가를 치러야 움직이다.



출처: 목표 그 성취의 기술, 브라이언트레시 지음 중에서
나를 깨고 리더십을 얻다
 
"내 인생을 바꿔놓은 일주일이었다." (SC제일은행 제니스 리 부행장)

"내 자신을 꽤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착각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미국 콜센터 아웃소싱 기업인 사이키스의 크리스토퍼 로저스 부회장)

두 사람에게 이토록 큰 감동을 준 것은 어느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즉 '창조적 리더십 센터(CCL·Ce nter for Creative Leadership)'라는 비영리 교육기관이 주관하는 기업 CEO 및 임원 교육 프로그램이다. 리더십 교육 기관으로는 세계 최고 중 하나로 평가 받는 이 센터는 1970년 설립돼 미국, 싱가포르 등 4개 캠퍼스에서 지금까지 전세계 40만 명이 수료했다. 제니스 리 씨는 2006년 가을, 로저스 씨는 작년 봄에 수료했다.

불과 5일 과정의 프로그램인데도 불구하고, 지난해 FT의 세계 비즈니스 교육기관 랭킹 7위에 랭크됐다. 10위권에 대학이 아닌 기관으로는 유일하다.

그런데, 이곳이 어떤 곳이냐고 물었을 때 수료자들은 한결 같이 "직접 체험하는 것 이외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기에? 기자는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 싱가포르 캠퍼스로 날아갔다. 지난 6월 30일(월)부터 7월 4일(금)까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금요일은 오전만)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이었다. 기자는 다른 참석자와 마찬가지로 5일 과정을 100% 경험하며 취재했다. 일반 교육비는 무려 6800달러(약 690만원)에 이른다.

가기 전부터 엄청난 숙제가 이메일로 날아왔다. 200여 개의 질문에 스스로 답해야 할 뿐 아니라, 직장 상사와 동기·후배 10여명에게 기자에 대한 다면(多面) 평가를 보내도록 부탁했다. 이들 또한 100여가지 질문에 1시간씩 걸려 답을 했다. 누가 어떻게 평가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으며, 합산된 결과만이 참고 자료로 제시된다.


▲ 일러스트=김의균 기자 egkim@chosun.com


◆첫날: 자기 인식(self-awareness)

고풍스러운 싱가포르식 건물. 50평 남짓한 방에 둥근 탁자 3개가 놓여 있었다.

참가자는 14명. 간단하게 서로 인사를 나눴다. 모두 10개국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태국 최대 음료수 회사 회장부터 구글(Google) 아시아 기술 총괄 이사인 인도인, 미국 재생에너지 관련 벤처기업 법률 책임자인 아일랜드인까지 다양했다.

우리를 이끌 상근(常勤) 코치는 루크 노벨리(No velli)등 2명이었다. "오늘부터 여러분의 리더십 여행이 시작됩니다. 매일 다른 목적의 여행입니다. 4일째 아침이면 아마 스스로에 대해 굉장히 혼란스러울 겁니다. 그게 정상입니다." (루크)

첫날은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 파악하기. 참가자들은 사전에 제출한 답변을 바탕으로 각기 4개의 다른 리더십 스타일로 분류됐다. 실행자(impl ementer), 후원자(supporter), 혁신자(innovator), 비전 제시자(visualizer) 등이다.

기자는 실행자 그룹에 속했다. GE의 전 회장인 잭 웰치(Welch) 등이 대표적 인물로, 목표를 세우면 저돌적으로 성취해 내는 성향이 강하다. 기자의 동기생 14명 중 무려 9명이 이 그룹에 속했다. 혁신자와 비전 제시자로는 동기생 중 각각 2명씩이 속했다. 두 그룹의 대표적 인물로는 각각 빌 게이츠(Gates)와 스티브 잡스(Jobs)를 들 수 있다. 나머지 1명은 후원자로 분류됐다.

이어 '리더십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일까?'를 주제로 공개 토론에 들어갔다. 선택지(選擇肢)는 모두 14개. 우리는 20분 간 토론을 통해 중요도 순위에 따라 1위부터 14위까지를 매겨야 했다. 투표는 금지됐으며 토론을 통한 의견 수렴만 가능했다. 모든 과정은 카메라 앞에서 진행됐다.

토론의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토론이 끝난 뒤 스크린을 통해 자신의 대화 방식이 어떤지 확인해 보는 순서가 있었다. 참가자들은 화면으로 보는 자신의 낯선 모습에 당황해 했다. 농담을 잘하는 독일인 한 명은 "혹시 내 농담 때문에 불쾌한 사람은 없었냐"고 일일이 확인했고, 중간에 다른 사람 말을 가로챈 중국인은 "남의 말을 끝까지 듣는 인내심을 가져야겠다"고 자책했다.


▲ 수료식 날, 참가자들이 서로에게 졸업장을 수여하며 수료를 자축했다. 졸업장을 열자 왼쪽에는 참가자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 오른쪽에는 코치의 사인이 담겨 있었다. 제일 오른쪽이 신지은 기자. /CCL 제공

코치들은 참가자들에게 다른 사람 4명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무작위로 하나씩 나눠줬다. 우리의 임무는 남은 프로그램 동안 이들 4명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관찰하고 마지막 날에 피드백(feedback)을 주는 것. 한 가지 중요한 원칙은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가 집단 토론 때 주도적으로 회의를 이끌어나가는 것을 보고 카리스마적이라고 느꼈다'라고 명시하는 것이다.

CEO나 임원이 되고 나면 주변에서 싫은 소리를 덜 듣게 된다. 또 이미 성공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남이 뭐라고 말해도 잘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이런 교육이 인기를 끄는 것 아닐까? 체험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성찰하고, 바뀌어야 한다는 의지를 다질 수 있었던 것이 이 교육의 선물이었다.


◆둘째 날: 남이 보는 나(impact)


신문기자로서 필요한 결단력 상대적으로 낮아 약간 '실망'


"고국에서 보내온 러브레터입니다~."

코치들이 우리에게 두꺼운 노트 하나씩을 나눠 주며 이렇게 말했다. 직장 동료들이 제출한 응답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리포트다. 매일 술 마시는 중년 직장인이 건강 검진표를 받아 들었을 때처럼 긴장감이 흘렀다

'변화에 적응 빠름', '통솔력' 등 16개 항목 중 기자의 상사가 '우리 조직에 가장 필요한 성공 요인'이라고 꼽은 것과 기자가 꼽은 것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그리고 각 항목에 기자의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가 평가돼 있었다. 예를 들어 기자가 속한 신문사에서 '결단력'이 매우 중요한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기자의 점수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빠른 학습 효과'나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성격' 등의 점수는 높았다.

우리의 가슴을 가장 두근거리게 만든 것은 직장 동료들의 코멘트였다. '과거 위기 상황에서 이 사람이 다르게 할 수 있었던 점이 있다면?'이란 질문에 기자의 동료 중 한 명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보다 쉽게 해결할 수도 있었는데, 모든 문제를 혼자 끌어 안고 끙끙댔다'고 썼다.

CCL 프로그램엔 강의나 이론 교육이 거의 없다. 대부분 실습과 토론이다. 오후엔 가상극에 참가했다. 모두 스타워즈의 주인공이 되는 시간이다. 우리가 사는 가상의 행성에는 네 부족이 있다. 공격적이고 제일 강한 군대를 확보한 '옐로(Yellow)', 자원이 풍부하고 철저한 장사꾼 마인드의 '블루(Blue)', 지혜롭고 똑똑한 인재들인 '레드(Red)', 평화를 사랑하고 이웃과 조화롭게 지내는 '그레이(Gray)'다. 이 행성에는 물이 부족해 네 부족이 협동해 댐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각 부족에게는 색깔이 서로 다른 조립식 벽돌(실제로는 스티로폼) 10개씩이 주어졌고, 네 부족의 벽돌을 모두 이어야 댐을 만들 수 있다. 설계부터 완공까지 다 해야 한다.

기자는 그레이 족이었다. 처음엔 모두가 자기 나라가 위치한 곳에서부터 댐을 짓자고 주장, 대혼란이 벌어졌다. 이에 각 부족은 총리(prime minister)를 1명씩 뽑아 대화하기로 했다. '서로의 체면을 살리면서도 하나씩 양보하자'는 결론에 닿았고 역할을 분담했다. 블루는 원자재를 대고 공사비를 받기로 했고, 옐로는 군대 인력을 동원하고, 레드는 댐의 디자인을 담당하며, 그레이는 이들 사이에서 중재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로 했다.

가상극이 끝난 후 우리는 자신이 속한 부족이 무작위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격을 반영해 센터 측이 의도적으로 정한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공격적인 성향의 옐로 부족 중 한 명은 도끼로 적의 목을 치는 모양의 국기(國旗)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나중에 "내 성격이 높은 추진력이란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지나친 공격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셋째 날: 어떤 의도였습니까(intention)

가상 회사 세워 다리 짓는 프로젝트 진행


성공하는 조직은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우리는 이를 몸소 느끼기 위해 가상의 회사를 설립해 다리를 짓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기로 했다.

CCL 코치인 루크가 CEO를 맡았다. 그는 3개의 팀을 거느린다. 그는 모든 팀에 "생수 병 5개를 받칠 수 있는 아름답고 튼튼한 다리 샘플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재료는 아이스 바 막대와 순간 접착제. 각 팀은 이사와 실무급 부장, 그리고 2명의 건설 노동자로 이뤄진다.

"막대가 부족해!" "시간이 없어. 서둘러." 팀마다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각 팀의 이사들은 CEO의 지시사항이 적힌 쪽지를 전달받아 건설 노동자들에게 알렸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3개의 다리 중 하나는 주문대로 물통 5개를 모두 견뎌냈지만, 우리 팀이 만든 것은 2개만 버텼고, 다른 한 팀은 1개도 버티지 못했다.

팀원들은 코치와 함께 잘잘못을 토론했다. 우리의 사소한 행동까지 모두 기록한 코치는 "왜 그때 이렇게 했느냐"고 꼬치꼬치 물었다. 별생각 없이 택한 순간의 선택이었지만 나중 프로젝트에 미친 영향은 어마어마했다.

우리 팀의 경우에는 이사가 임원회의의 내용을 제대로 인부들과 공유하지 못했다. 회의 내용 중엔 중요한 공법(工法)에 대한 설명도 있었는데, 이사는 우리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큰 전략 짜는 데는 열심이었지만, 위에서 밑바닥까지 같은 비전을 나누는 것에 실패한 것이다.

코치가 우리 팀 이사에게 "왜 좀더 인부들과 얘기를 나누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코치는 "시간은 언제나 모자라다"고 잘라 말했다.

우리는 CEO에게도 문제가 있었다고 토론했다. CEO는 A4 용지 한 장에 지시사항을 빽빽하게 적어 전달했다. 충족해야 할 요건은 모두 설명돼 있었지만, 전 직원들이 똑같은 열정과 비전을 갖기에는 불충분했다.



◆넷째 날: 내 것으로 만들기(integration)

전담코치와 3시간 반 동안 1대1 '반성의 시간'

이날 아침 강의실은 유난히 조용했다. 웃음소리 대신 침묵만 흘렀다.

"오늘은 피드백의 날입니다. 제3자를 통해 자신을 비춰보고 자기 개선의 계기로 삼을 황금 같은 기회입니다. 또 피드백을 받은 만큼 당신도 다른 사람에게 줘야 합니다. 이는 '나는 당신을 이만큼 아낀다'는 메시지와 같습니다."

코치는 이렇게 말하며 소형 녹음기 하나씩을 선물로 나눠줬다. "오늘 진행되는 대화는 모두 이 녹음기로 녹음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날이 오면 다시 이 테이프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오전은 자신의 전담 코치와 1대 1 면담이었다. 오전 9시부터 12시30분까지 무려 3시간 반 동안. 기자의 코치는 30대 후반의 여성으로 코치 경력 10년이다.

코치와 기자는 동료들이 답변한 설문 결과를 펼쳐 놓고 하나씩 훑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성향 분석 결과, 기자는 남에게 호감을 잘 표현하며 조화로운 인간 관계에서 즐거움을 찾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앞장서서 의견을 피력하거나 그룹을 통솔하는 '컨트롤(control)' 부문의 점수는 크게 낮았다.

코치는 기자를 지켜본 느낌을 털어놓았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주 즐겁게 들으시더군요. 많이 웃고요. 하지만 중간에 질문을 던지는 것 외에는 말을 직접 많이 하진 않더군요. 평소에도 그런 편이신가요?"

기자는 "원래 성격도 그렇고 직업병"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수십 개의 항목에 대한 기자의 점수가 특이하게 높은 것과 낮은 것에 대해 차례로 짚어 나갔다. "혹시 직장에서 '노(No)'라고 말해야 할 때도 말을 못해 몇 날 며칠을 끙끙 앓은 적이 없나요?" "혹시 '내가 말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라는 태도로 자기 의견을 말하지 않았다가, 실제로는 그 의견이 회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던 적은 없었나요?"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3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마지막 30분을 남겨 놓고 그는 두꺼운 '코칭 사전'을 하나 건네 주며 기자에게 9번(command skills·요구하는 기술), 16번(timely decision making·적시에 하는 의사결정), 66번(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조화)을 참고할 것을 권했다.

한 항목당 3페이지씩이다. 해당 기술이 결여된 원인과 해당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행동 강령이 10개씩 적혀있다. 예를 들어 '요구하는 기술'이 부족한 것은 '비난이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통솔에 대한 부담감' 등이 가장 흔한 원인이라고 지적돼 있다. 이에 대한 행동 강령은 '내가 틀릴 수도 있다. 틀려서 창피를 당할 수 있다는 공포에 맞서라.' '동네 축구 동호회라도 좋다. 사소한 것부터 리더십을 연습하라' 등이다.

오후는 참가자들끼리 서로 피드백을 나누는 시간이다. 코치는 세션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 가지 당부를 했다. "피드백 동안 6가지 과정이 있습니다. 1번은 '경청', 2번은 또 '경청', 3번은 '좀 더 구체적으로 묻기', 4번은 '경청', 5번도 또 '경청', 6번은 '고맙다고 말하기'입니다."

참가자들은 7명씩 2개조로 나뉘어 얼굴을 맞대고 앉았다. "○○씨, 당신은 '다리 만들기' 세션 때 우리 팀 부장이었습니다. 당신은 건설 노동자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다리 만드는 것을 도왔습니다. 이런 당신의 행동에 노동자들은 '회사는 하나'라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씨는 결과 발표 때 너무 긴장해 말을 계속 더듬었습니다. 대중 앞에서 긴장을 통제하는 방법을 배우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참가자들은 진지하게 들은 뒤 감사 인사를 했다. 이날 저녁 우리는 처음으로 회식을 가졌다.


◆다섯째 날: 자기계발 계획(development planning)

10주 동안 해야할 목표·계획 구체적으로 써낸 후 '수료식'


벌써 졸업식. 모두 아쉬워했다.

코치는 종이 한 장씩을 나눠 주며 앞으로 10주 동안 추구할 목표 한 가지와 구체적인 계획, 그로 인한 영향을 쓰도록 했다. 예를 들면 '가족과 더 많은 시간 보내기'가 목표라면, '적어도 일주일에 2번은 7시 반에 퇴근해서 가족들과 저녁 함께 먹기'는 구체적인 행동. 그로 인한 영향은 '가정에서 안정감 회복 및 회사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 제공' 등이었다.

마지막으로 수료식이다. 참가자들은 강단 앞으로 모여 둥근 원을 하나 만들었다. 코치는 한 미국인 동기생을 지적해 그가 설정한 목표를 크게 외치도록 했다.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그는 "나는 앞으로 인내심을 갖고 팀원들의 말을 더 경청하겠다"고 소리쳤다. 그러자 그의 졸업장을 들고 있던 다른 동기생이 걸어가 "축하한다"고 졸업장을 건넸다. 나머지 사람들도 열렬한 박수로 축하했다. 가슴이 뭉클해졌다.

이날 밤 비행기를 타고 기자는 서울로 돌아왔다. '과연 나는 변했을까?'다시 월요일부터 정신 없는 일과가 시작됐다. 메일 박스는 가득 차 있고 일은 밀려 있었다. 정확히 일주일이 지난 금요일, 기자는 'CCL, 금요일의 약속'이란 제목의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일주일 전 싱가포르에서 내가 제출했던 목표와 함께 '일주일 동안 얼마나 잘 진행됐나요?''라는 질문이 떴다.


▲ 신지은 경제부 기자
기자가 제출했던 목표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 소중한 사람들에게 피드백 주기'였다. 기자는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답변했다. 10주 후에 기자는 똑같은 메일을 다시 받게 될 것이다. 리더십을 향한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CCl은

창조적 리더십 센터(CCL· 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는 CEO와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 최대의 비영리 교육기관이다.

콜로라도와 샌디에이고, 브뤼셀, 싱가포르의 4곳에 캠퍼스가 있으며, 작년 한해 동안 전 세계 3000개 기업에서 2만 명이 수료했다. 전체 직원은 500명이며 정규 코치(coach)는 85명.

미국에서 화학회사를 경영하던 스미스 리처드슨(Richardson)이 1957년에 사재를 털어 리더십 연구를 위한 재단을 설립했는데, 이것이 발전해 1970년 CCL이 설립됐다. 리처드슨은 설립 동기에 대해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훌륭한 리더가 필요하며 리더십은 훈련을 통해 후천적으로 길러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5일 과정의 프로그램이 기본인데, 내용은 참가자들의 피드백을 토대로 매년 업그레이드 된다. 코치들의 수준을 관리하기 위해 코치를 평가하는 코치가 강의 때마다 배석한다.

지난해 매출은 8200만 달러(약 830억원). 수익은 모두 리더십 연구에 쓰인다. 매출의 약 86%는 참가자들이 지급하는 교육비에서 나오며, 6%는 각종 출판물, 나머지는 이곳에서 개발한 리더십 모델 사용료, 기부금 등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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